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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가 필수품?... “누구에겐 비싼 사치품” 美 디지털 격차 여전

신제인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걸음수, 심박수 등의 건강정보 추적 기능을 지닌 웨어러블(Wearable) 기기가 다양한 이용층을 확보하기에는 아직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미국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술전문매체 더 버지는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보건원의 ‘우리들 리서치 프로그램(AII of US Research Program)’의 일환으로 수행된 연구를 소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의학연구가 보다 다양한 그룹을 다룰 수 있도록 촉진하고, 이로써 대표성을 지닌 건강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은 구글의 스마트워치인 ‘핏빗’ 이용자들의 건강 데이터를 연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이용자 대부분이 ‘부유한 백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사회의 보건센터를 중심으로 1000명 이상의 환자들을 조사했다.

결과적으로, 설문에 응답한 이들의 절반 이상은 휴대용 건강 추적 장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중 49%는 ‘너무 비싸서 사지 못한다’고 답했고, 20%는 ‘어떻게 사용하는 지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로 국내 온라인 마켓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핏빗' 스마트워치는 대략 20만원~30만원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달러 가격 기준으로하면 약 200달러~250달러 수준이다.

최근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는 개인의 건강과 의학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고 있다. 아울러 의료 서비스에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집단에게도 이를 이용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럼에도 여전히 비싼’ 가격으로 인해 의료 격차가 오히려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이 점점 더 정교화 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다양한 이용자가 확보돼야 한다. 연구에서 거의 고려되지 않은 집단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기술을 만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 소외가 의료 소외로 이어질 수 있는 길목에 서 있다. 이는 단순히 소득 격차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연구팀은 ‘언어 장벽’도 이용 격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국내에서도 키오스크와 같은 디지털 기기의 활용에 낯선 노인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연구는 “격차를 줄이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을 강조한다. 연구팀은 사설에서 “다양한 집단 구성원들이 웨어러블 기술을 통해 얻은 과학적 지식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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