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파운드리 기술 경쟁력 알리기 총력
- 연이은 악재 불구 ‘갤럭시S22’ 시리즈 판매 호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세간의 우려를 뚫고 역대 최고의 1분기를 보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악재를 이겨내고 호성적을 거둔 덕분이다. 디스플레이와 가전 분야도 순항했다. 연매출 300조원 시대 개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28일 삼성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77조7815억원 영업이익 14조12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59% 전년동기대비 18.95%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84% 전년동기대비 50.50% 올랐다.
매출의 경우 3분기 연속 신기록을 경신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 부문은 2013년 이후 분기 최고 매출을 달성한 영향이다.
DS 부문은 1분기 매출 26조8700조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으로 나타났다. 서버 수요가 강세인데다 메모리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완만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1분기 비트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각각 한자릿수 초반, 한자릿수 후반이다. 같은 기간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전기대비 한자릿수 초반, 한자릿수 중반 감소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1분기 메모리는 일회성 특별상여금과 계절 요인으로 전기대비 다소 감소했으나 서버와 PC 중심 수요가 견조했다”며 “하이코어 중앙처리장치(CPU) 채용 확대, 고용량 및 고사양 제품 판매 증가가 긍정 요소”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서버 수요가 모바일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부사장은 “모바일은 계절적 영향과 일부 고객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구매가 주춤했다. 무리한 판매 확대 자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분기도 유사한 흐름이다. 대내외 환경 불확실성은 확대했으나 서버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전망이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비중 증가 등 호재가 있다. 모바일 분야는 러·우 전쟁, 중국 일부 도시 봉쇄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직격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D램 및 낸드 응용처 확장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ML) 시황 센싱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이를 통해 수요 상황을 선제 파악하고 고객사 요청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메모리 기술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앞서 10나노급 5세대(1b) D램 개발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 부사장은 “1b D램은 정상적으로 개발 중이다. 건너뛴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극자외선(EUV) 등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일부 로드맵이 변경될 수는 있다. 신기술은 선제 적용하면서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중화권 모바일 시장 위축에 따라 시스템온칩(SoC)와 이미지센서 공급량이 감소했다. 다만 환차익 및 판가인상으로 전기대비 실적은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는 대형과 중소형 모두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2분기는 기대 요소가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구간인 볼륨존 프로젝트에 SoC 출하를 시작했고, 1억 및 2억화소 이미지센서 초도 양산으로 2분기 실적 기반을 확보했다. 매출처 다변화 차원이다. 파운드리 생산 규모가 여전히 타이트한 만큼 주요 제품 가격도 추가 인상될 가성이 크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한규한 상무는 “신제품 출시 라인업 확대를 통해 전년 성장률 상회하는 매출 상승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부문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강문수 부사장은 “1분기는 모든 응용 수요가 견조했다. 선단 공정 수율도 개선되는 가운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 성장한 역대 1분기 최대”라고 이야기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5나노 이하 공정에서 수율 논란에 시달렸다. 특히 4나노 공정에서는 대만 TSMC와 2배 이상 수율 차이를 보인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에 강 부사장은 “5나노 수율은 성숙 단계다. 4나노는 초기 수율 램프업이 다소 지연됐으나 조기 안정화로 현재는 예상된 수율 향상 수준에 진입했다”고 일축했다.
2분기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반도체 세계 최초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1세대 GAA 공정 품질 검증을 완료한 상태다. 이례적으로 수주잔고에 대한 힌트도 제공했다. 퀄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 이탈 우려가 나온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강 부사장은 “수요는 생산능력 이상으로 견조해 공급난이 이어질 예정이다. 다수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며 “향후 5개년 구간 수주 잔액은 전년도 매출 8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매출 7조9700억원, 영업이익 1조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정학적 이슈,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기대비 부진했으나 견조한 프리미엄 제품 수요와 환율 효과로 전년동기대비 개선됐다.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탑재 모니터가 3월, TV가 4월 출시했다. 당초 예상보다 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올해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반기 내 QD 수율은 80% 도달 목표다.
2분기는 중소형 OLED 수요 지속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은 예정대로 오는 6월 종료된다.
DX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 48조700억원, 영업이익 4조5600억원으로 나타났다.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사태에 휘말린 스마트폰 사업은 선방했다. 부품 조달 및 지정학 이슈 등까지 덮쳤으나 갤럭시S22울트라 중심 플래그십 모델 판매가 호조였다.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7400만대로 4분기 만에 7000만대 복귀했다. 삼성전자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경쟁력 향상에 나설 방침이다. 네트워크 사업은 해외사업 확대 및 국내 5세대(5G) 이동통신 대응을 이어갔다.
삼성전자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 김성구 상무는 “올해 폴더블폰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Z시리즈를 S시리즈에 버금가는 주력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가전은 물류대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파가 있었다. TV는 보복소비(펜트업) 수요 기저효과 러시아 전쟁 등으로 판매가 전년비 감소했다. 다만 네오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및 초대형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가전은 비스포크 중심 프리미엄 판매 증대로 매출 성장세를 지속했다.
2분기 TV는 대외 이슈가 여전한 가운데 전기 및 전년동기대비 수요 감소가 전망된다. 스포츠 이벤트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계획이다. 가전은 제품 믹스 개선 통한 매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7조9000억원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반도체 6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7000억원 등이다.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비해 경기 평택 3공장(P3) 인프라 투자와 화성, 평택, 중국 시안 등 공정 전환이 이뤄졌다. 파운드리는 5나노 이하 첨단공장 개발과 생산능력 구축 위주 투자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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