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성과를 잘 낼 수 있도록 새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안 위원장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 대표들과 가진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한상의는 차기정부와 민관합동 ESG 컨트롤타워를 만드는데 합의했다.

그는 “제가 처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 가지게 된 것이 26년 전 ‘안랩’이라는 조그만 회사를 만들 때였다”며 “당시 만들었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를 만들어 일반에는 공익차원에서 무료 보급하고, 기업엔 대가를 받아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내 회사 망할거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 회사가 이제 성공의 반열에 서게 됐다”며 “그때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개념이 널리 퍼지고 학문적으로 정리되는걸 보며 굉장히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름대로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관계 잘 맺는 것이 좋지만 이를 측정할 툴이 없었다는 점은 굉장히 어려웠다”며 “다행히 ESG가 등장하면서 이전의 CSR과 비교해 성과를 정량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 위원장은 “ESG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회사는 회사 자체의 지속가능성 확보 뿐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수익에 도움이 되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툴이며 아직도 발전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인수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제도적인 뒷받침을 어떻게 해야 좀 더 잘될 수 있을지 얘기해주시면 인수위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해 새 정부에서 제대로 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도 “최근 사회문제, 기후위기 등이 주요 아젠다가 되면서 기업들도 시대변화에 맞춰 역할을 변화하는 시점이고, 이것이 ESG라는 화두”라고 강조했다.

또, “ESG를 숙제 또는 규제가 아닌 새로운 사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ESG가 비용도 들고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이걸 해야 기업가치도 달라지고 기회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SG도 민관이 합동으로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면 새로운 기회를 우리가 가져올 수 있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한국경제 지속가능성을 올리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한편 유웅환 경제2분과 인수위원은 새 정부의 ESG 혁신성장 추진과제를 공유했다.

유 위원은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은 ESG를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우리는 규제‧피해 최소화 관점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여서 ESG 혁신을 통한 임팩트를 일으키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가차원의 ESG 문제를 해결할 민관합동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는 민간전문가 및 17개 주요 부처와 함께 마련한 ESG 혁신성장 추진과제에서 정책과제도 제시했다. 첫번째는 디지털 기반의 ESG 혁신성장 인프라 구축이다. 의료·보건·교통 등 공공데이터 개방은 융합 R&D 기반의 환경·사회 문제 해결로 촉진한다.

민간의 자금이 ESG 우수기업에 투자·지원될 수 있도록 금융 인프라도 고도화한다. ESG 금융공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민간 주도의 ESG 금융 생태계 조성할 예정이다. 단계별 ESG 정보공시 도입, ESG 채권 등 금융상품을 확대해 ESG 금융 인프라 조성할 방침이다.

에너지·탄소 분야 신산업 및 사회적 산업·서비스도 육성한다. AI·빅데이터 등 혁신기술 연계하고 ESS 등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한다.

중소·벤처기업 ESG 지원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한다.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위한 ESG 플랫폼을 구축해 중소·벤처기업 ESG 지원을 강화한다. ESG 전용자금 10조원을 공급해 ESG 혁신기업 1000개 육성해 좋은 일자리 추가 창출에도 기여한다.

안철수 위원장은 “ESG에서 E(환경)만 강조되는 경향이 있는데 S(사회)와 G(공정)도 중요하다”며 “인수위원회에서는 ESG 표준 마련 등 기업의 ESG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민관합동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