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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인수위, 포털 뉴스편집권 폐지 검토…제평위 목에 방울을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윤석열 정부가 포털 뉴스 편집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 뉴스를 포털이 아닌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도록 한 ‘아웃링크’ 전면 전환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정부가 민간사업자인 포털을 압박하고 언론에 개입하는 시각으로도 비춰진다.

박성중 제20대 대통력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2일 ‘포털 뉴스서비스의 신뢰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 관련 브리핑을 통해 “포털이 확증편향과 가짜뉴스의 숙주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인링크(콘텐츠 제휴/CP), 아웃링크(검색․스탠드 제휴)를 혼용하고 있다. 인수위는 일단 언론사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자발적 아웃링크 전환을 유도할 예정으로, 더불어민주당(민주당)보다는 그나마 수위가 낮다.

민주당은 포털 뉴스 편집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의겸 의원과 함께 171명 명의로 발의했다. 포털은 검색 서비스만 가능하며, 뉴스는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야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박성중 간사는 “뉴스 제목을 클릭하면 언론사로 넘어가는 아웃링크의 경우, 언론사의 경쟁력 및 독립성을 강화하지만 이용자 불편이나 일부 언론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인 기사가 넘쳐날 수 있다”며 “이용자와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 호흡으로 아웃링크로의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속도 차이는 있으나, 아웃링크로의 전면 전환 목표는 양당 모두 동일하다. 인수위는 전면 아웃링크 도입 후에도 문제가 계속되면 포털 편집권을 없애고, 네이버와 카카오 첫 화면을 구글처럼 단순 검색창으로 바꾸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박 간사는 “포털은 뉴스 검색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데, 언론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구글과 바이두를 보면, 아웃링크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도 이를 좀 더 충실하게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링크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언론사도 있지만, 문제 있다고 보는 곳들도 있다”며 “그래서 어느 방식이 맞는 것인지, 어떻게 적절하게 조화될 수 있는 지 서로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당장 CP 언론사를 줄이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목에 방울을 건다. 제평위의 모든 회의 속기록 작성을 의무화하고 이를 공개해야 한다. 제평위원 자격 기준도 법에 규정하고, 포털에 각각의 제평위를 만드는 방안도 꾀한다. 포털은 제평위를 통해 언론사 제휴 계약·해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그런데, 제평위 내 언론인이 참여하고, 투명하게 상황을 공개하지 않는 등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상당했다.

박 간사는 “제평위 관련 불만 접수가 많이 되고 있으나, 어느 신문사 하나 퇴출 당할 수 있으니 쉽게 나서서 말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평위 위원들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고, 자기들이 자체적으로 정한다. 누가 봐도 공평하고 전문적이고 중립적인 인사로 구성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인수위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뉴스 편집권을 명분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재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선을 그었다.

박 간사는 “네이버, 카카오를 표적으로 삼고 제재할 생각 없다. 자율규제가 원칙”이라며 “알고리즘 투명성 위원회를 만들어 관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권 관계 없이 중립적 인사를 통해 국민도 알고리즘을 믿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인수위는 전문가 중심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가칭)’를 법적기구로 포털 내부에 설치할 예정이다. 법으로 위원회 인적 구성, 자격 요건과 업무 등을 규정하고 뉴스 등의 배열, 노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기준을 검증해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날 인수위는 유튜브 ‘노란딱지’를 받은 이용자가 최소한 제재 사유는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현재는 이용자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물 등에 대해 사업자가 차단·제한·삭제 등의 제재조치를 할 경우 정확한 사유를 알 수 없다.

박 간사는 “다른 나라에도 구체적 사례는 없다. 한국이 최초로 시도한다”며 “권한을 제한하거나 제재를 할 때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유도 없이 노란 딱지를 붙여 광고를 차단하는 등의 행위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법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법률 판단을 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인수위는 포털 정책방향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해관계자 등과 논의를 거쳐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준비할 방침이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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