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올해 1분기 SSG닷컴 거래액이 국내 이커머스 성장률을 상회한 가운데, 2분기부터 지마켓글로벌과 협업도 본격화한다. 그 시작은 ‘통합 멤버십’이다.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는 얼어붙었지만 SSG닷컴·지마켓글로벌 각 사 강점을 기반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할 전망이다.
12일 이마트에 따르면 SSG닷컴 1분기 별도 총거래액(GMV)은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한 1조5586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평균 신장률 11.8%에 비해 약 2배 높다. 순매출액은 42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1% 증가했다. 단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손실은 2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억원 증가했다.
SSG닷컴 자회사 W컨셉은 1분기 881억 원의 총거래액(GMV)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56% 큰 폭으로 신장했고,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이마트 연결 자회사에 편입된 G마켓글로벌은 1분기 3조7980억원 총거래액(GMV)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매출은 3163억원, 영업손실은 194억원이다.
코로나19와 함께 이커머스가 성장을 지속한 것과 달리, G마켓글로벌 거래액 감소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이는 G마켓글로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의미한다. 이마트는 “G마켓글로벌이 현재 인수합병 후 신세계그룹과 통합(PMI) 작업을 집중 추진하고 있으며, PMI 효과가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총거래액 및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부터 SSG닷컴과 G마켓글로벌은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본격 개시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주목을 위해 구교환·한소희를 모델로 발탁, 브랜드 캠페인도 시작했다.
스마일클럽 성패는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업계 ‘빅3’로 안착하는데 관건이 된다. 이커머스 대체 플랫폼이 많은 상황에서 하나의 플랫폼에 ‘록인’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네이버·쿠팡 역시 유료 멤버십 확대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일클럽은 SSG닷컴과 G마켓글로벌 두가지 경로로 가입할 수 있다. 어떤 채널을 타고 들어와도 ‘공통혜택’과 ‘전용혜택’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은 신선식품과 패션·명품 카테고리에 강점이 있는 반면, G마켓글로벌은 오픈마켓 기반 공산품 비중이 높다.
SSG닷컴 측은 “양 플랫폼이 별도 법인 형태로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성화돼있다는 점을 고려해 통합 멤버십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마켓글로벌에서 먼저 개편된 스마일클럽을 도입한 결과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주간 통합 멤버십 일 평균 가입자 수가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통합 멤버십 혜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SSG닷컴은 서비스 출시 이후 단계적으로 혜택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온오프라인 채널 혜택을 추가해 ‘확장형’ 멤버십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향후에는 신세계그룹 이외의 선도 기업과의 전방위적 제휴도 검토한다.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이를 통해 유입하는 SSG닷컴·G마켓글로벌 신규 고객 유치 및 총거래액(GMV) 증가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한편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SSG닷컴은 현재 시장 분위기를 보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미국 통화 긴축에 더해 국내외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SK쉴더스·원스토어 등 ‘대어’들이 상장 철회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이 빨라지면서 이커머스 성장세가 ‘정상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는 오히려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고 있다.
SSG닷컴 측은 “IPO는 기업가치를 높게 받아 자금조달하고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데, 지금같은 상황에선 제대로된 가치를 받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준비는 모두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주간사들과 시점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