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전자, "반도체 패키징, 日 의존도 높아…정부 지원 시급"

김도현
- 차세대 패키징 기술, ‘WLP·PLP’ 투트랙 진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패키징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여전히 일본 의존도가 70~80%다. 삼성전자도 과거와 달리 국내 협력사 제품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27일 인천 인하대 항공우주융합캠퍼스에서 열린 ‘2022년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삼성전자 고영관 상무는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패키징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패키징은 말 그대로 반도체를 포장하는 작업이다. 반도체가 외부와 신호를 주고받도록 길을 만들고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한다. 전공정을 통한 반도체 성능 개선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패키징 기술 향상으로 상쇄하려는 분위기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패키징 분야에 힘을 덜 실었다. 하지만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고객사 요청에 따라 관련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고 상무는 “현재 패키징 기술 혁신을 이뤄내기 준비 중”이라며 “PLP(Panel Level Package)와 WLP(Fan Out Wafer Level Package) 2가지 애플리케이션으로 분야를 나눠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두 기술 모두 팬아웃(FO) 기반이다. 입출력(I/O)단자를 바깥으로 빼 I/O를 늘리는 구조다. 이중 WLP는 웨이퍼 단위로 칩을 패키징하는 방식이다. 인쇄회로기판(PCB)이 필요없다. PLP는 사각형 패널로 패키징한다. 웨이퍼 단위 패키징보다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TSMC는 WLP 위주다. 삼성전자는 다양성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기술 개발과 동시에 관련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 온양사업장에 이어 천안사업장에서 패키징 라인을 가동하면서 생산능력(캐파)도 키웠다.

고 상무는 “패키징 소재에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4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PCB는 1조5000억원 수준”이라면서 “3년 전 일본 수출규제 당시 매주 고위 임원 주재로 국산화 관련 회의가 진행됐으나 여전히 70~80%는 일본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탈피하기 위해 국내 소재업체와 협업이 필요하다. 당장 사업 진행을 위해 일본 업체와 거래가 불가피하지만 한국 협력사 소재 수준읖 높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토종 기업이 PCB 투자를 늘리는 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고 상무는 “삼성전기를 비롯해 LG이노텍,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이 반도체 기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일본에 대항할 수 있을 만큼 산업이 커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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