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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어벤저스] “공룡이 궁금하면,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물어봐”

최민지
국민 포털로 출발한 네이버가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로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을 위한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SME) 및 창작자들과 이용자들을 연결해 디지털 비즈니스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용자가 보는 앞단의 변화가 이 정도라면, 개발 뒷단에선 보다 과감하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네이버를 움직이는 기술 리더들을 마블 캐릭터에 빗대 ‘네이버 어벤저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속 깊은 고민과 핵심 경쟁력의 원천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네이버 지식인터랙티브 인터뷰①
-‘공룡’과 사람처럼 대화, 티라노사우르스를 선택한 이유는?
-하이퍼클로바‧3D 모델 접목…새로운 검색 경험 제공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엄마, 아빠! 티라노사우루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얼마나 커요? 이빨은 몇 개나 있어요?”

쏟아지는 아이들의 ‘공룡’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했던 어른들에게 단비와 같은 서비스가 나왔다 인공지능(AI)과 대화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는 네이버 ‘지식인터랙티브’ 서비스가 공룡을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한 ‘육아 필수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공룡이 궁금하다면, 공룡에게 물어보면 된다. 지식인터랙티브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3D로 등장해 사용자 질문에 직접 대답해준다. 공룡을 잘 모르는 부모님 대신 속 시원하게 즉각적으로 답할 수 있는 존재인 셈이다.

물론,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사용자가 공룡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비롯해 에어서치 AI 기술, 대화형 AI 모델, 3D 모델, 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지식인터랙티브 주역 ▲네이버 서치CIC 최영민 서치크리에이티브X팀 기획자 ▲최재걸 도큐먼트익스팬션팀 테크니컬 리더 ▲김민규 서치FE팀 개발자 ▲전동현 랭귀지앤드비전팀 개발자와 만나 어떻게 이 서비스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는지 들었다.

◆복잡한 기술 뒤 쉬운 사용성, 검색만 하면 끝=실제 사용방법은 쉽다. 네이버 검색창에 ‘티라노사우루스’를 검색하면, 실제 티라노사우루스가 3D 모습으로 나타난다. 꼬리를 흔들고 포효를 하는 티라노사우루스가 한 바퀴를 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뛰기도 하고, 내 공간에 공룡을 불러와 증강현실(AR)에서 만날 수도 있다.

‘대화하기’를 눌러 티라노사우루스와 이야기를 해보자. “시력이 얼마나 좋아”라고 질문하니 “저는 현생 매보다 뛰어난 55도 양안시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보다 13배나 날카로운 시력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이어 “크롱이 티라노사우루스야?”라고 물으니, “크롱은 뽀로로가 가져온 알에서 깨어난 초록색 공룡이에요. 공룡 종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어요”라고 답한다.

이는 네이버의 새로운 검색 경험을 위한 여정 중 하나다. 텍스트에서 벗어나 대화형 AI 모델로 듣고 보고 말하는 검색 경험의 진화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은 복잡하지만, 이용자에겐 아주 쉽게 다가간다. 이용자는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 질문하고, 공룡의 대답으로부터 새 지식을 습득하면 된다.

◆‘공룡’ 이보다 더 적합한 조건은 없었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왜 공룡을 새로운 검색 경험 첫 주자로 내세웠을까?

네이버는 새로운 검색경험과 3D 캐릭터를 활용하겠다는 측면에서 적합한 대상을 고민해 왔다. 1인칭 시점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사용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고, 시각적 자료에 대한 니즈는 있으나 동물원 등 주변에서 볼 수 없고 체험하기 쉽지 않은 대상이어야 했다.

공룡은 아이들과 아이들이 있는 어른에게 친숙하지만, 멸종됐다. 궁금하고 흥미로운 대상인데다, 다른 동물들처럼 실제로 만나볼 수 없다. 네이버가 찾던 조건에 딱 맞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영민 기획자는 “검색 측면에서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공룡 중 가장 대중적인 티라노사우루스를 선택했다”며 “공룡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들려주면 재밌고 흥미로울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현재는 티라노사우루스만 지원하지만, 향후 만화 캐릭터 둘리 엄마로 알려진 목이 긴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 머리에 세 개 뿔이 달린 초식공룡 ‘트리케라톱스’ 등 다양한 공룡도 나올 예정이다.

◆보는 재미 쏠쏠, 생생한 검색 경험=지식인터랙티브는 3D 모델을 통해 색다른 검색 경험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검색하고 대화하듯 질문을 할 때 3D 모델을 같이 띄우면 검색 결과를 좀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텍스트만으로 설명할 수 없던 것들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공룡이 화면에 보이면, 더 흥미롭게 검색 결과를 살펴볼 수 있다. 공룡 크기와 생김새를 보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다.

네이버는 3D 모델 도입과 함께 최적화에도 공을 들였다. 티라노사우르스를 검색해 3D 캐릭터를 볼 때 1MB 이하로 데이터를 소비하도록 했다. 이용자 데이터 최적화를 위해 기존보다 60분의 1 이하로 줄인 셈이다.

증강현실(AR) 기능도 도입됐다. 눈 앞에 AR로 티라노사우르스를 소환해 실제 크기로 체험할 수 있다. “티라노는 키가 몇이야?” 라고 질문했을 때 텍스트로 몇 미터(m)인지 읽는 것을 넘어, 화면에서 티라노가 얼마나 큰지 3D 뷰어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웹브라우저 웹XR 디바이스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WebXR Device API)를 사용해 구현됐다.

김민규 개발자는 “앱 기반의 다른 방식은 단순히 3D 모델만 표시 가능하고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없다”며 “웹XR을 사용했기에 기존 웹페이지 기능들을 AR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현재 서비스 페이지에 공룡 모델과 대화‧질문할 수 있는 대화창이 있는데, 이 기능을 AR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어떻게 공룡이랑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지?=지식인터랙티브 공룡이 답변을 찾아내는 지식백과 문서는 표제어 500만건 이상으로, 한국어 위키백과 약 58만건과 비교하면 방대한 규모다.

이뿐 아니라, 마치 공룡이 직접 이야기하듯 대화형 AI모델로 구현해야 했다. 일반적인 검색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 식성’ 등 정제된 언어로 검색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는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이렇게 대화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대화형 검색에서 사용자가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에 하이퍼클로바를 도입했다. 하이퍼클로바는 정제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질의를 문맥적으로 이해하고 답변하도록 도와줬다.

전동현 개발자는 “사람처럼 대화하듯 질문할 수 있다면 대답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기존 챗봇들이 미리 정해진 답변을 훈련해 정형화된 형태의 질의응답만을 제공했다면 지식인터랙티브는 지식백과 등 검증된 출처 내 문서에서 적절한 답변을 찾고 그 답변을 뒷받침하는 문서와 구절의 출처와 근거를 알려주는 기술도 접목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치‧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키워드에 대한 필터, 욕설이나 비하, 성희롱‧혐오 표현 등을 제어하는 클로바AI 필터, 공룡에 대한 답변만 가능하도록 질의 분류기 필터 등 다양한 필터들을 적용했다. 좋은 피드백을 받은 답변은 학습 QA 데이터베이스(DB)에 추가하며 학습시키는 등 안정적 퀄리티를 유지했다.

최재걸 리더는 “지금은 잘 모르는 걸 물어봤다는 답변이 많을 것이다. 사실 답이 없다기보다 필터를 통해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현재는 보수적으로 정해놓은 상황이지만, 더 좋은 대화시스템을 위해 적정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다음 기사에서 계속됩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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