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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디데이] 서비스는 그대로인데 가격만 줄인상...소비자 ‘분통’

이안나

-PC와 모바일 웹으로 결제하면 기존 가격 그대로 이용 가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 일환인 외부결제 링크 앱 퇴출이 이달부터 시작됐다. 이 영향으로 모바일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던 콘텐츠·서비스 이용료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구글이 앱 마켓 시장 1위라는 시장 지배력을 내세워 실상 높은 수수료율을 강제하자, 소비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됐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구글은 아웃링크 외부결제가 포함된 앱을 앱 마켓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실상 앱 마켓이 제시하는 수단·절차를 통해서만 결제가 이뤄지도록 ‘인앱결제’를 강제한 셈이다. 문제는 구글이 원하는 인앱결제를 따를 경우 사업자들은 최대 30% 수수료를 내야 한다.

기존 10%대 수수료를 내던 사업자들은 인앱결제 시행 후 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 불가피하게 앱 내 결제를 이용하는 고객 대상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된 배경이다. 이같은 현상은 웹툰·웹소설·음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구독 콘텐츠, 게임 등 디지털재화를 구매하는 이용자 모두가 해당 된다.

실제 안드로이드 앱 내 각종 사업자들은 이르게는 3월, 늦게는 5월 말부터 디지털 콘텐츠 이용 가격을 일제히 15∼20%씩 인상한다는 공지사항을 올렸다. 구글 정책에 따라 안드로이드 앱에서 웹으로 이동하는 기능은 제거된다.

네이버웹툰은 5월30일부터 안드로이드 앱에서 판매하는 ‘쿠키(웹툰·웹소설 결제수단)’ 가격이 개당 100원에서 120원으로 20% 올렸다. 앞서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23일 네이버웹툰 안드로이드 앱 내 구글 결제시스템을 추가한 바 있다. 시리즈온 서비스 안드로이드 앱에서 구매하시는 캐시 충전 가격도 100캐시당 100원에서 110원으로 변경됐다.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볼 수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날부터 결제수단인 ‘캐시’ 가격을 1000캐시당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이용자들에게 알렸다. 콘텐츠 기업 리디도 지난달 30일부터 “안드로이드 앱에서 캐시 충전 시 1.2배 환율이 적용되며, 리디포인트가 적립되지 않는다”며 결제 가격을 1000캐시당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단 기존과 같은 금액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용자는 PC와 모바일 웹에서 쿠키와 캐시를 충전하면 된다. 구글 ‘통행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다. 자동충전도 기존 금액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티빙·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일찌감치 3~4월부터 안드로이드 앱에서 결제하는 구독 요금제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 바 있다. 티빙은 3월31일부터 월간 이용권 가격을 ▲베이직 이용권 월 7900원→9000원 ▲스탠다드 1만900원→1만25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1만6000원으로 14~15% 인상했다. 웨이브도 4월1일부터 같은 가격으로 인상했다.

음원사이트도 예외가 아니다. 플로는 ‘무제한 듣기’ 상품을 구글플레이에서 9000원에 받고 있다. 제3자 결제로 진행할 경우 더 저렴한 7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멜론도 최근 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멜론이 플로·바이브와 유사한 수준으로 요금을 올린다면, 기존 요금 1만900원에서 14.7% 인상된 1만2500원으로 변경된다. 연간 소비자 부담액만 673억원이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만 인앱결제 강제로 소비자 부담이 약 1300억원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OTT들도 요금 인상을 피할 수 없다. 웨이브와 티빙이 14.7%를 인상했고, 시즌은 15.2% 인상했다. 연간 1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모두 정기구독 서비스에 대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15%)만큼 가격을 인상하는 모습이다. 김영식 의원실(국민의힘)에 따르면 인앱결제 시행으로 구글은 올해 국내에서만 4100억원 가량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하는 금액은 연간 약 2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앱마켓 시장 점유율 70%를 넘어가는 구글이 시장 장악력을 무기로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소비자는 기존 서비스 그대로 이용하면서 더 높은 가격만 지불하게 됐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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