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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해외서 약하다고? ‘카카오 유니버스’라면 다르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혼자는 약해도, 뭉치면 세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 유니버스’를 통해 전세계 50억명을 연결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길을 밝혔다. 카카오 앱들이 카카오 유니버스 내에서 뭉치면, 전세계 모든 관심사가 연결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전략이다.

7일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타버스 방향을 공개하며 “카카오 유니버스는 각각의 서비스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엮어낸 이야기”라며 “개별 히어로가 큰 세계관으로 뭉치는 마블 스튜디오 세계관과 닮아있다. 카카오 공동체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히어로로 보고 이를 카카오 유니버스라는 관심 기반 관점으로 묶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 국내 이용자 대상 ‘오픈링크’ 서비스를 선보이고,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와 연계해 해외 이용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오픈링크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반으로 제공된다.

이를 위해서는 카카오톡 해외 전략이 필요하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압도적인 1위 메신저 플랫폼이지만, 해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해외 이용자를 카카오톡으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권미진 카카오 링크 부문장은 “해외에서 카카오톡이 약한 것은 맞다. 그러나 해외에서 관심사 기반으로 다수가 모여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대표 서비스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카카오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글로벌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K콘텐츠와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는 해외 이용자는 카카오 오픈채팅을 사용하고 있다. K콘텐츠 정보를 빠르게 획득하려면, 한국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해외 이용자 니즈부터 채워가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톡뿐 아니라 카카오 공동체 서비스와 연계해 이용자 접점을 늘린다. 단순히 카카오톡 이용자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두지 않는다. 픽코마와 같은 글로벌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카카오톡으로 모일 수 있도록 유인하겠다는 설명이다.

남궁훈 대표는 “픽코마는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김비서가 왜이럴까’라는 웹툰에 오픈링크를 연결하면 한국‧일본‧인도네시아 이용자들이 채팅방에서 만나게 된다”며 “향후에는 자동으로 번역되는 기능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은 카카오웹툰 내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들과 웹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카카오맵 특정 장소를 방문한 이용자는 오픈링크에서 해당 장소에 대한 최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멜론 인기 곡 내 오픈링크에서 팬들 간의 감상 소감과 응원을 실시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는 궁극적으로 오픈채팅을 별도 앱으로 분리해 독립성을 부여하고 성장시킬 계획이다. 해외 사용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카카오톡 자체가 개인 전화번호 기반이라, 해외 사용자 가입이 어렵다. 이는 가입부터 허들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남궁 대표는 “현재 오픈채팅은 카카오톡 지인 기반 커뮤니케이션과 하나의 앱으로 통합돼 운영 중이다. 하나의 앱으로 통합되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며 “오픈채팅은 카톡 앱과 분리해 나아가는 게 큰 방향성이다. 중간 지점에서는 페이스북과 페북 메신저처럼 통합되면서도 별도 앱도 존재하는 모습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브레인 김일두 대표는 “언어장벽을 해결하는 것도 핵심”이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번역기술 고도화에 역량을 쏟고 있고, 카카오브레인 언어모델 및 여러 기술과 결합해 번역기술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머드게임 형태 메타버스인 롤플레잉 채팅 서비스는 오픈채팅과 달리 내년 상반기 별도 앱으로 출시된다. 자유도를 크게 부여하는 한편,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한다.

이용자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생태계도 구축한다. 웹3.0 흐름에 맞춰 이용자 기여를 인정해 생산 콘텐츠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방침이다.

권미진 부문장은 “글로벌 서비스에서는 프리미엄 구독뿐 아니라 기부하기, 멤버십,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며 “오픈채팅 자체를 전면 유료화할 생각은 아니다. 준 셀럽에 해당하는 운영자와 함께 수익을 나눌 수 있는 형태를 고민 중”이라고 발언했다.

이날 남궁 대표는 “한 번에 여러 서비스가 동시에 오픈되는 것은 아니나, 연말에는 새 기능들이 큰 변화를 맞이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텍스트에 강한 카카오는 텍스트로 메타버스를 준비하지만, 카카오브레인 연구 기술 및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과 접목하면서 메타버스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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