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이렇다할 반등의 요인을 찾지 못하고 ‘경기후퇴’(Recession), 이른바 ‘R의 공포’가 부각되면서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상반기를 마감한 미국 증시는 3대 주요 지수 모두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올 상반기 동안 다우 지수가 15.31%, S&P 지수가 20.58%, 나스닥 지수가 29.51%로 하락해 52년만의 최악의 낙폭을 보였다.
특히 올 하반기 소비자 구매력의 하락으로 스마트폰, PC 등 소비재 지출의 감소가 예상되면서 반도체, 전기차 등 나스닥내 주요 섹터가 급격히 탄력을 잃은 모습이다. 미 연준(Fed)은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먼저 잡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대비 0.82% 하락한 3만775.43으로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88% 하락한 3785.38로 종료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33% 하락한 1만1028.7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5월 개인소비지출(PCE)가격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6.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6.4%)를 약간 밑돌았다. 이는 실제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전기차 대표주자인 테슬라는 이날 전장대비 1.76% 하락한 673.42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의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테슬라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3월28일 중국 상하이 셧다운 충격이 테슬라의 2분기 실적에 어떤 악영향을 미쳤을지가 관심사인 가운데, 외신들은 올해 2분기 테슬라의 차량 인도(납품) 대수를 29만~30만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1분기 이후 분기별 첫 출하량 감소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투자금융회사 웨드부시는 테슬라가 2개월간 상하이 공장 생산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약 50%의 납품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텍사스(오스틴)과 베를린 공장까지 가동하면 202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200만 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이날 리비안(-2.02%), 루시드(-0.81%)도 약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반도체 섹터도 좋지 않았다. 엔비디아(-2.46%), AMD(-1.95%),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32%), 퀄컴(-1.91%) 등도 각각 1~2%대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시장조사분석기관인 가트너는 중국의 도시 봉쇄에 따른 수요 급랭과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 지출 감소가 올해 컴퓨터(PC)와 스마트폰의 세계 수출을 전년대비 18%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PC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침체가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 직격탄을 미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 애플(-1.80%), 아마존닷컴(-2.49%), 넷플릭스(-1.96%) 등 나스닥내 주요 업체들의 주가도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