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용 핵심 소재를 개발했다.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환경친화적인 소재인 셀룰로오스 기반 전도성 바인더를 개발해 전고체전지 음극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해당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에 게재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차세대 이차전지로 각광받는 전고체 이차전지는 전지 내부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꿈으로써 안전성과 에너지 저장 밀도를 높인 전지 시스템이다.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내부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제품이다. 높은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가 특징이다.
음극은 양극에서 이동한 리튬이온 저장소 역할을 한다. 음극재는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 등을 결정한다.
이번에 개발한 전도성 바인더는 음극에 적용되는 음극재 일종이다. 바인더는 전극 구성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함량이지만 활물질에 도포돼 전하 전달이 용이하도록 접착력을 부여한다.
다만 에너지전달 효율 및 성능을 높이기 위해 활물질 입자 간 계면 저항을 낮추는 이온 전도성 바인더 적용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진은 상용화된 셀룰로오스계 소재를 이용해 대량생산에 최적화된 산처리 공정을 통해 고품질 이온 전도성 바인더를 개발했다. 이를 적용해 새롭게 만든 전극 구조는 제조공정 단순화 및 에너지 밀도 극대화를 위해 전해질 성분이 완전히 배제됐고 더 많은 활물질로 구성된다.
연구진은 다양한 전기화학 평가 및 분석을 통해 기존 비전도성 바인더 대비 충방전 과전압 약 30% 감소 및 고율 충방전 성능 약 40% 증가 등 흑연 활물질 입자 계면에서 전도성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
과전압이 감소하면 배터리 내부 저항이 감소하는 만큼 안정적 구동 및 배터리 수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 고속 충전 시 에너지전달 효율을 유지해 충전 성능이 향상되는 효과도 있다.
연구를 주도한 ETRI 신동옥 박사는 “전도성 바인더 소재를 전고체전지에 도입하면서 입자 간 리튬이온 전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전극 내 전해질 성분을 배제해 기존 배터리 제조공정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고성능 전고체전지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바인더 소재의 흑연 전극 적용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향후 전고체전지용 고에너지밀도 전극 구현을 위해 고용량 음극 소재로의 확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