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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中 텐센트, 韓 게임협회 이사사 가입…‘기울어진 운동장’ 심화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가 한국게임산업협회 가입을 완료했다. 중국 기업의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 가입은 텐센트가 처음이다.

이처럼 중국 기업이 한국 게임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중국시장에서의 게임 서비스가 불가능한 한국에겐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한국 법인 텐센트코리아로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 가입을 마쳤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원사는 부회장사, 이사사, 일반사로 구분된다.

이에 대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텐센트는 이사사인 만큼, 협회에서 나올 이야기들은 중국 내부에도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게임산업협회의 이러한 결정은 운동장을 더욱 기울어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는 운영위 안건 상정 및 정책 현안 대응 등 협회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텐센트는 현지 대표 빅테크 기업으로, 규제 당국 단속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규제 당국은 지난해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텐센트에게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한국 게임사의 중국 게임시장 진출이 막혀 있는 상황도 문제로 거론된다. 중국이 한국 게임사에 대한 외자 판호 발급을 원활하게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 및 이용자들은 중국이 자국시장은 틀어막으면서 한국 게임시장에서 큰 매출을 올리는 것에 대해 불공평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위정현 학회장은 “한국과 중국 게임 시장은 이미 압도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중국 현지에서 한국 게임사는 법인을 설립할 수 있긴 하지만, 인터넷 허가증이나 판호 발급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 게임 서비스 관련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계 기업이 한국게임산업협회에 가입한 사례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에픽게임즈코리아, 워게이밍, CCP게임즈 등이 있다. 중국 기업은 룽투코리아, 창유닷컴이 일반사로 가입돼 있다. 이 중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이사사로 가입돼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텐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다만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해 있어 미국 기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텐센트코리아가 중국 게임사 중 처음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 가입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서 중국 현지 매체는 “텐센트의 한국게임산업협회 합류는 중국 게임 산업에 존재감을 주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게임 산업과 전 세계 관계 증진을 포함해 한국 게임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참여하고자 하는 진정한 희망”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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