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영국에 뺏길 뻔한 韓 왕실 유물 ‘보록’, 라이엇게임즈가 되찾아줬다

왕진화
-조선 왕실 유물 ‘보록’, 영국에서 귀환
-환수 유물, 오는 8월 국립고궁박물관 전시 통해 대중 만날 예정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또 하나의 국외소재문화재가 라이엇게임즈 후원을 통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조선 왕실 인장 ‘어보’를 담는 함인 ‘보록(寶盝)’이다.

라이엇게임즈(한국 대표 조혁진)는 27일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진행된 ‘환수 문화재 언론공개회’를 통해 국외소재문화재 ‘보록’을 국내 환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왕실 유물인 보록은 조선 왕실 인장 어보를 넣는 ‘보통’을 보관하는 외함이다. 당시 문화와 생활 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 문화재로 평가된다.

또한, 많은 이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 제작한 것이 아닌, 왕과 왕비를 위한 왕실 의례에 따라 제작된 만큼 조선 왕실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도 높게 평가된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환수 완료까지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최근 수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국외소재문화재 발굴 및 협의를 위한 인력 파견 등이 녹록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라이엇게임즈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문화재청 국외 문화재 환수 행보를 위해 매해 기금을 축적했다.

국외문화재 환수를 돕는 것은 국외소재문화재가 유통 시장에 등장하는 시점이나 매입 성공 여부 등을 사전에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민간 기업 지원 사례가 드물다. 10년째 장기적으로 국외 문화재 환수를 돕고 있는 민간 기업은 라이엇게임즈가 유일하다.

특히 이번 환수 유물인 보록의 경우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정보를 입수, 소장자를 설득하과 전문가 평가와 실견을 거쳐 매입에 겨우 성공했다. 재단이 정보를 입수했을 당시 이 유물은 영국 법인이 경매를 통해 구입한 후 판매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재단은 조선왕실 문화재인 보록의 국내 귀환을 위해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하고 관련 검토를 거쳐 매입을 추진했다. 소장자에게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당위성을 전달하고 설득해 이를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라이엇게임즈는 국내 환수 절차 전반을 지원사격 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유물 구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에 환수된 보록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회를 통해 다음달 중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해당 전시에는 라이엇게임즈가 환수를 지원한 유물 3종이 이미 포함돼 있기도 하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사회환원사업 총괄은 “오늘날의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서 우리 문화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데 10년의 노력을 이어왔다”며 “올해 이렇게 또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게 돼 더욱 기쁘며, 이용자에게 또 한 번 자부심이 돼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위해 문화재청과 후원 약정을 맺고 문화재청 산하 특수법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 관계 기관 및 협업사와 연 단위의 구체적 실행 계획을 설정하고 있다. 매년 수억원에 이르는 기부를 진행해 그 실행을 도우며, 지금껏 라이엇게임즈가 관련 프로젝트를 위해 기부한 지원금은 68억7000만원이다. 문화재청과의 민관협력 사례 중 최고 금액이다.

이번 보록 환수는 라이엇게임즈가 지원 참여한 여섯 번째 국외 문화재 환수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앞서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회환원 사업 일환으로, 2014년 ‘석가삼존도’를 시작으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2018년) ▲척암선생문집 책판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이상 2019년) 등 총 다섯 번의 국외 문화재 환수를 지원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