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DD's톡] "양극재 1위 주춤하는데"…포스코케미칼, 1달 새 주가 32%↑

김도현
- 고객사 다변화 효과 나타나는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주식시장에서 포스코케미칼 상승세가 가파르다. 수개월째 박스권(9만원 후반에서 13만원 중반)을 벗어나지 못하더니 최근 1달 동안 반등에 성공했다. 거래선 다각화와 호실적이 맞물린 결과다.

지난 8일 포스코케미칼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14만3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4일(14만2000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14만원을 넘어선 채 마무리했다. 7월8일(10만9000원)대비 31.6% 증가한 수치다.

그동안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부문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진행해왔다.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양극재 및 음극재가 담당하게 됐다. 이 가운데 양극재는 80~90%를 담당한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 소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배터리 원가 절반 가까이가 양극재 몫일 정도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 그룹 차원의 지지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도 단행했다. 국내는 포항과 광양, 해외는 중국과 폴란드 등에 증설을 진행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의존도가 높은 부분이 부정 요소로 꼽혔다. 생산능력(캐파)를 대폭 늘리더라도 고객사가 없으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코케미칼은 작년 하반기부터 유럽 모로우배터리,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과 협업을 맺으면서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지난 6월에는 영국 브리티시볼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문제는 전략적 관계가 형성됐을 뿐 실질적인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지속,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전기차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4월부터 12만~13만원대를 유지하다가 6월20일(12만5500원) 기점으로 7월4일(10만3000원)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반등의 계기는 7월5일 포스코의 ‘2022년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데이’다. 이 자리에서 포스코는 배터리 소재 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포스코에 따르면 그룹 내 양·음극재 사업은 2015년 38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오는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톤 ▲음극재 32만톤 ▲리튬 30만톤 ▲니켈 22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 규모를 2026년 20조원 2030년 41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수치는 고객사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시장에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포스코케미칼 주가는 전일대비 3.88% 오른 10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상승률이 3%를 상회한 건 6월2일(3.45%) 이후 처음이다.

7월6일부터는 등락을 반복했으나 우상향 기조가 굳혀졌다.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예상이 나오면서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7월21일 포스코케미칼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2분기 매출액 8032억원 영업이익 5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원료 가격 인상이 판가에 반영됐고 생산라인 가동률과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절정은 7월28일. 이날 포스코케미칼은 GM과 13조7696억원 규모 양극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GM과 설립한 합작사(JV) 얼티엄캠을 통해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GM 간 JV)와 8억389억원 수준 계약을 맺기도 했다. GM과 총 거래량이 21조8000억원을 상회하는 셈이다. 전례 없는 금액에 주가도 역대급 등락률을 나타냈다.

전일대비 16.81% 오르면서 단숨에 13만5500원을 찍었다. 두 자릿수 상승 폭은 2021년 1월4일(13.46%) 이후 첫 사례다. 2019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이래 최고치기도 하다. 이후 13만원대 중반에서 횡보하다가 8월8일 14만원을 상회하게 된 것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중간재료인 전구체 수직계열화에 나선 상태다. 양극재 포트폴리오도 니켈·코발트·망간(NCM) 또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에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리튬인산철(LFP)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이는 신규 고객과 거래를 암시한다. 일련의 과정이 투자자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양극재 경쟁사는 같은 기간 포스코케미칼 대비 기세가 약했다. 한국 1위 에코프로비엠은 7월8일 11만8900원에서 8월일 12만1600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고객사가 겹치는 엘앤에프는 7월8일 21만4200원에서 8월8일 24만5300원으로 선방했으나 포스코케미칼 상승세에는 못 미쳤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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