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똑똑한 ‘AI 은행원’… 언제쯤 ‘초격차’ 무기되나 [기획/ 2022년 금융IT-채널혁신②

박기록
<사진>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업종에서 오프라인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고 있다. 2021년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점포수는 총 6094개로, 지난 2020년과 비교해 311개가 줄었다.

신한은행(76개), 국민은행(62개), 우리은행(55개), 하나은행(38개), 부산은행(20개), 경남은행(14개)순으로, 주로 도시지역의 대형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폐쇄 속도가 가파르다.

하지만 이처럼 점포가 폐쇄되더라도 기존 점포에서 이뤄지던 금융 상담 등 대고객 금융서비스까지 중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형태로든 대고객 금융 서비스는 이어져야하고, 누군가는 그 역할을 대신해야한다.

일부 시중 은행들을 중심으로 ‘AI 은행원’(Banker) 서비스 개발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고품질의 금융서비스를 사람 대신 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시급해지고 있고, 가급적이면 한시도 쉬지않고 ‘24/365’(연중무휴)로 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다만 이러한 역할을 하게될 ‘AI 은행원’ 서비스는 아직까지 시범사업 수준이다. 이미 신한은행처럼 대출 상담업무에 ‘AI 뱅커’를 투입하는 사례가 제시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국내 금융권 전체적으로보면 실효성에 대해 완전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 AI뱅커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적인 완성도에 대해 불신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적인 완성도’에 대한 기준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기존 업무의 80% 수준을 AI뱅커로 커버가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사람 역할의 대체재가 아니라 업무를 도와주는 ‘보조적 역할’에 그친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기술 수준만으로 기존 대고객 채널 서비스에 변화를 주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간단치않은 ‘AI 뱅커’ 구현… 자연어처리(NLP) 기술에 쏟는 노력

이처럼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인식 때문에 ‘AI 뱅커’ 개발은 국내 금융권에선 자본력을 갖춘 대형 시중 은행들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기술적 미비점들을 하나 둘씩 극복해가변서 은행별로 ‘AI 뱅커’ 기술의 차이가 점차 차별화됐을 경우다.

‘똑똑한 AI뱅커’를 가지고 있는 금융회사와 그렇지 못한 금융회사들간의 격차가 순식간에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심지어 은행업종내에서도 조차 ‘초격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초격차가 어느 정도의 시장 경쟁력을 유발하게될 것인지는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다.

다만 ‘AI 뱅커’가 지금보다 일상화된다면,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고 빌려쓰는 클라우드 방식의 범용화된 ‘AI 뱅커’ 플랫폼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과 금융 AI 전문기업들이 ‘AI뱅커’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솔루션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I 뱅커’ 기술은 금융회사의 사람의 형상을 한 그래픽 이미지가 아니다. AI, 빅데이터, 자연어처리 기술의 총합이다. 의지만 가지고 있다고 달성할 수 있는 간단한 기술이 아니다. 특히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하면서 금융 업무를 물흐르듯 처리하기위해서는 음성인식 및 자연어처리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민은행은 현재 ‘KB-STA’로 명명된 AI기반 한국어 텍스트 처리 기술(NLP)을 개발해 ‘KB AI 금융비서’ 등 채널서비스의 기반 기술로 활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속적으로 고도화시키고 있는 ‘KB-STA’는 언어모델, 형태소 분석, 개체명 인식, 키워드 추출, 이벤트 추출, 유사문서 검색, 기계 독해, 주제 및 의도 분류, 유사문서 검색이 가능하다.

앞서 국민은행 3년전인 지난 2019년, 자연어처리를 위한 전담 조직을 출범시켰으며, 이후 2020년 ‘KB 알버트’란 이름으로 언어를 이해하는 엔진(버전 1.0)을 공개한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기존 금융 챗봇에서 구어체를 인식하는 ‘콜봇’, 아바타봇’으로 단계적으로 서비스가 진화하려면 기존보다 고도화된 음성인식기술이 필요하다. 예를들면, ‘콜봇’을 구현하위한 TTS(Text – to – Speech)기술, 또 ‘아바타봇’을 구현하려면 TTS와 영상을 동시에 합성해야하는데 이는 단순히 입모양과 소리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표정 등 비언어적인 부분도 추가해야한다.

국민은행은 ‘KB AI금융비서’를 통해 2단계 모바일 서비스에서 간편 은행업무 지원과 제휴상품 정보, 상품 비교, 인증수단까지 제공하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AI금융비서가 풀 뱅킹 서비스, 고객 캘린더 기반 금융 일정 관리, 위치기반 정보와 혜택 알림, 정기 브리핑까지 제공하는 등 실제 똑똑한 인간 금융비서와 같은 역할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3단계를 AI금융비서 서비스를 구현하기위해선 ▲대화형엔진 ▲지식 처리 엔진 ▲금융 정보 분석 엔진 ▲고객 정보 분석 엔진 등 다양한 기술이 추가적으로 적용돼야한다.
<사진>우리은행
<사진>우리은행
◆‘인간의 뇌’와 같은 AI기술, 과연 금융권이 개발해낼 수 있을까

AI금융비서 등과 같은 AI 뱅커’를 구성하려면 AI의 본원적 기술력이 확보돼야한다. 그러나 금융회사가 이 AI 기술을 수준 높게 독자적으로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무리다. 이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산학협력이 나타나거나 전문 AI기업들과의 제휴도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LG AI연구원과 ‘초거대 AI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AI 기반의 'AI뱅커' 개발 및 미래형 점포 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데이터와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한 차세대 AI로,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추론하고 창작의 영역까지 확장해 인간과 AI가 자연어를 바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어 우리은행은 올해 5월, 연세대학교와도 AI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연세대는 국내 대학중 최초로 ‘인공지능융합대학’을 신설하고 AI 융합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인공지능 기반 지식관리시스템(KMS) 고도화 ▲문자판독(OCR) 구조인식 ▲설명가능 AI(XAI) ▲인공지능 분류 문제 효율화 등에 나서고 있다.

*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초 발간한 [2022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게재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으로, 편집사정상 책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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