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4·폴드4가 출시되면서 알뜰폰 업계도 분주하다. 보통 신규 플래그십 단말 출시는 알뜰폰 시장에서 큰 특수가 아녔지만, 최근 자급제와 알뜰폰 선호도가 커지자 업계도 앞장서 마케팅 총력전을 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를 정식 출시했다.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제조사와 통신사를 통해 사전예약 기간을 거쳤고, 사전개통은 이미 23일부터 시작된 상태다.
주요 알뜰폰 업체들은 이에 맞춰 다양한 경품과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8월 내 갤럭시Z플립4·폴드4 개통고객에게 이마트 상품권 1만원권(500명 추첨)과 데이터 쿠폰 100GB를 증정한다.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도 이달 말까지 갤럭시Z플립4·폴드4 구매자를 대상으로 신세계 상품권 5만원권(선착순 500명)과 삼성 갤럭시핏2(선착순 300명)를 지원한다.
이처럼 알뜰폰 업계가 신규 플래그십폰에 대해 출시 기념 프로모션을 여는 것은 근래 몇 년 사이에야 보이기 시작한 모습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은 아직 LTE 유심 기반 저가 가입자가 많기 때문에 고가의 신규 5G 단말에 대해서는 출시 프로모션을 진행할 유인이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약정에서 자유로운 자급제 구매가 늘고 동시에 저렴한 요금의 알뜰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Z플립·아이폰 등 플래그십폰이 새로 출시될 때마다 유심 판매량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며 “자급제와 알뜰폰 조합이 인기를 끌며 회사도 마케팅 투입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출시된 전작 갤럭시Z플립3·폴드3의 전체 국내 판매량에서 자급제 모델의 비중은 약 20%로, 이번 신작 플립4·폴드4 역시 이와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7월 기준 국내 휴대폰 시장의 자급제 가입 비중이 10%였던 것을 감안하면, 자급제로의 전환이 2년새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알뜰폰 수요도 덩달아 뛰고 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상 주요 신규 플래그십폰이 출시된 달에는 알뜰폰 가입회선 수도 크게 늘었다. 애플 아이폰13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10월에는 LTE·5G 회선이 한달새 10만7324건 늘었는데, 이는 전달 증가세(6만5242건)를 크게 웃도는 것이었다.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가 출시된 올해 2월을 보면 LTE·5G 회선이 24만720건 늘었다.
최근 SK텔레콤이 출시한 5G 중간요금제가 알뜰폰에도 도매제공된다면 더 저렴한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알뜰폰에서 신규 5G 스마트폰 판매량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 5일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조속한 시일 내 알뜰폰에 이를 도매제공할 계획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에선 아직 5G 요금 구간이 통신사보다 더 다양하지 않아 가입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5G 중간요금제가 알뜰폰에도 도매제공이 된다면 더 다양한 요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고, 신규 5G 단말 출시에도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