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포스코케미칼 김정한 그룹장 "LFP 배터리 무시 못 해…늦어도 따라가야"

김도현
- 韓 기업, LFP 배터리 상용화 2년 소요 전망
- 포스코케미칼, LFP 양극재 사업 준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어떤 시나리오를 고려해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만큼 가격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 마냥 무시할 수 없고 LFP에 대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25일 포스코케미칼 김정한 양극재연구그룹장은 이날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KECFT)이 주최한 ‘차세대 전지 개발 이슈와 혁신 기술 상용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제품 대비 구식 기술로 치부됐으나 원가와 안정성 우위로 시장에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업체가 주로 활용하다가 테슬라를 필두로 글로벌 전기차 기업이 LFP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졌다.

김 그룹장은 “LFP는 킬로와트시(kWh)당 15달러 수준으로 단가가 낮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서 LFP 원가 부담도 늘었으나 니켈 등도 비싸지면서 여전히 가격경쟁력에서 앞선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망간리치(LLO), 코발트프리(NMX) 등 배터리로 LFP에 대응하고자 한다. 김 그룹장은 “LLO, NMX 등으로 가면 유사한 단가 수준에 에너지 밀도는 50% 이상 높일 수 있다”면서도 “상용화까지는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 당장 LFP를 대적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한국 배터리 제조사도 LFP 준비에 착수했다. 중저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시장을 공략하는 차원이다.

NCM 또는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NCA) 배터리의 한계성도 LFP 시장 진출 요인으로 꼽힌다. 김 그룹장은 “NCM이나 NCA는 니켈 함량 올리는 게 제한적이다. 90% 초중반 수준이 한계”라면서 “고용량 양극재 시장에서 2025년 이후 NCM, NCA 등은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LLO 등이 대안이 될 텐데 2027~2028년이면 상용화되지 않을까”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LFP를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및 가격경쟁력 향상 등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LFP에서 중국과 격차가 큰 만큼 단기간 내 시장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 그룹장은 “LFP는 중국이 10년 전부터 상용화해서 끌고 왔다. 국내 기업이 기술력을 따라잡아도 단가 싸움에서 이기기 힘들 것”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도 LFP를 해야 한다. 리튬망간인산철(LMFP) 등 차세대 제품을 동시 개발해서 기술 격차를 줄여나가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국내 기술력으로 셀 메이커가 원하는 수준에 맞추려면 2년 정도 필요하다. LFP는 기존 니켈 코발트 망간(NCM) 등 양극재와 공정이 다르다. 시설투자와 안정화 작업 등에 걸리는 게 1년 반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중국 제재를 본격화한 점. 김 그룹장은 “IRA 발효로 한국 기업에 기회가 생기게 됐다. 이미 중국산에 대한 특별관세가 부과되는 데 IRA까지 더해지면 미주 시장에서 LFP 분야 가격 경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현시점에서 공개된 IRA 조항에는 LFP 관련 내용이 빠진 상태다. 향후 포함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 LFP 전략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포스코케미칼도 LFP 양극재 양산화를 준비 중이다. 회사는 원료와 제조기술을 확보한 만큼 조기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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