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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창간③] 메타버스, 방송·미디어업계 미래 먹거리될까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이 오는 2025년 40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방송업계도 메타버스와 아바타, AR(증강현실)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한 프로그램 제작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등으로 빼앗긴 시청자들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이다.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한 차원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다. 여기에 NFT(대체불가능토큰) 등과 연계해 수익모델 창출도 노리고 있다.

이미 지상파 3사와 종편 등에서 지난 대통령선거부터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개표일 KBS, MBC, SBS 지상파 3사와 JTBC, TV조선 등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유권자들이 가상공간에서 아바타의 형태로 개표방송을 즐길 수 있도록 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이같은 새로운 형태의 방송은 예능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추석 MBC가 파일럿 예능 ‘더 마스크드 탤런트’를 통해 이프랜드 내 가상 녹화장을 마련하고 아바타를 통해 비대면 관객 투표를 진행했다.

MBN은 지난 8월26일부터 국내 최초 메타버스 뮤직쇼 ‘아바타싱어’의 방영을 시작했다.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 10팀이 3D 아바타로 구현돼 공연을 펼치는 15부작 예능으로 가수들이 본인의 정체를 숨기고 공연을 하고 패널들이 이들의 정체를 추리하게 된다. 매회 10억 이상 제작비가 투입돼 모션캡쳐, 라이브링크, 아바타 증강 등 최신 기술을 접목시켰다.

오는 10월 3일부터 방송되는 TV조선의 ‘아바드림’도 24인의 ‘드리머’들이 버추얼 아바타를 통해 또 다른 나와 공연을 펼치고 ‘드림캐쳐’들이 이들의 실제 정체가 누구인지 추리하는 형식의 메타버스 음악 예능이다. 특히 듀스의 고(故) 김성재 씨가 아바타로 등장한다.

지난 6월 ‘뉴페스타’를 통해 메타버스 속에서 음악 페스티벌을 선보인 JTBC는 지난달 23일부터 메타버스 연애 예능 ‘러브in’을 지난달 23일부터 방영하고 있다. 실제 모습이 아닌 ‘아바타’라는 가상 캐릭터를 통해 메타버스에서 교류하는 남녀 8인의 이야기를 그려 외면이 아닌 내면의 가치만을 통해 상대를 판단하는 내용이다.

방송사 뿐 아니다. OTT도 ‘메타버스’에 뛰어들었다. CJ ENM의 OTT 티빙은 지난해 10월 ‘가상세계지만 스타가 되고 싶어’라는 메타버스 추리 서바이벌 예능을 선보였다. 스타들이 가상세계에서 전혀 새로운 얼굴의 가상 인물이 되어 매력을 어필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정체를 맞춰가는 내용이다.

넷플릭스도 ‘신세계로부터’를 시작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버추얼 아바타를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런칭하고 있다. 미치 로우 넷플릭스 공동창립임원은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OTT 스트리밍의 다음단계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그는 “아바타로 구현된 구독자가 들어가 레드카펫 이벤트에 참여하고, 스태프·감독들을 만나는 메타버스 월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박진경 PD가 기획하는 가상세계를 무대로 한 여성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VIP 30’ 제작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기존 TV 방송사와 OTT, 콘텐츠 업계의 메타버스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기술적 한계에 따른 이질감 등으로 시청자의 몰입도 문제는 해소해야 할 과제다.

메타버스 세계에서의 수익성 확보도 향후 과제로 지적된다. 이를 위해 방송사와 OTT 등은 메타버스 플랫폼기업과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메타버스플랫폼 기업인 더샌드박스는 최근 MBC와 CJ ENM 등과 메타버스 콘텐츠 확보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더 샌드박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NFT를 통해 직접 만들고 소유하고 플레이하는 가상현실세계를 제공한다.

CJ ENM은 최근 더 샌드박스의 가상 부동산인 ‘랜드’에 자사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K-콘텐츠 메타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CJ ENM의 킬러 콘텐츠들을 가상세계에 구현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확대하는 한편 사용자들의 메타버스 내 활동들을 다시 방송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등 현실과 가상세계를 융합하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

MBC도 더 샌드박스와 메타버스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상암사옥, 제작 스튜디오 등의 가상공간과 함께 메타버스형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더 샌드박스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더 샌드박스가 준비 중인 한국 콘텐츠 테마 공간 ‘K-버스’에 드라마, 예능, 뉴스 등 MBC의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협업을 진행한다.

MBC는 지난 7월 국내 방송사 중 처음으로 NFT 마켓을 열고 전용 플랫폼 ‘아카이브 by MBC’를 자사 콘텐츠나 프로그램 내에서 인기를 얻은 ‘짤방’ 등을 판매 중이다. 무한도전에서 출연자 최규재씨가 ‘무야호∼’라고 외치는 클립 영상의 NFT는 950만1000원에 낙찰됐으며, 복면가왕에서 개그우먼 신봉선이 보여준 ‘ㄴㅇㄱ 포즈(상상도 못한 정체)’도 NFT로 만들어져 300만원에 판매됐다.

채널A는 국내 MCN 사업자 ‘샌드박스 네트워크’와 NFT·메타버스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채널A는 ‘강철부대’와 ‘금쪽같은 내 새끼’ 등 자사 인기 예능과 드라마 IP를 활용 가능하고 샌드박스 네트웍스는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지원한다. 채널A는 이미 지난 2월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IP를 활용한 예능 NFT를 발행해 출시 당일 1차, 2차 판매에서 각각 29초, 1분 만에 완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밖에 국악방송도 메타버스와 NFT 제작을 본격화했다. 메타버스 속 국악 등 전통문화를 활용한 세계관을 만들고, 유저들이 아바타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악 오디션도 진행한다.

새롭게 런칭되는 아이메타버스 플랫폼 내 조성된 국악방송 랜드에서 사용자들은 유저들이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한반도에 사람들이 모르는 비정부 히어로 결사 조직이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세계관을 담았다. 국악인은 히어로로 재탄생한다. 이같은 세계관을 담은 NFT 프로젝트 ‘혼’은 오는 11월 발매될 예정이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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