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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빅딜] 최수연 대표 점찍은 리커머스 “포쉬마크로 글로벌 승기 잡는다”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 ‘빅딜’을 단행했다. 북미 최대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한 것. 이는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이기도 하다. ‘넥스트 커머스’ 사업으로 리커머스(중고거래) 시장을 점찍으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한다는 포부다.

올해 네이버 새 수장이 된 최수연 대표가 글로벌 개인간거래(C2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통 큰 승부수를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포쉬마크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했다. 네이버가 이번 기회를 통해 정보기술(IT) 본진인 실리콘밸리에 진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패션·C2C 성장 가장 빨라…‘포쉬마크’ 인수로 승기 잡는다=최수연 대표는 이날 네이버 포쉬마크 인수 공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인수는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네이버가 빠르게 진화하는 글로벌 C2C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단숨에 확보한 것”이라며 “커머스와 소셜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인수하는 데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투자한 건 급변하는 커머스 시장에서 다음 단계로 리커머스(중고거래) 사업을 점찍었기 때문이다. 포쉬마크는 사용자 중 80%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글로벌 패션 C2C 1위 사업자다. 커머스와 커뮤니티, 소셜 기능이 결합 된 독보적인 사업 모델이 특징이다.

네이버가 커머스 다음 단계로 리커머스 영역을 정하고 나니 포쉬마크가 독보적인 인수 대상이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리커머스라는 게 최근 MZ세대들에 굉장히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고, 또 이런 가치 지향적인 소비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대표는 “(리커머스를) 넥스트 커머스 가장 큰 단계로 생각하고 있다”며 “리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선 유저와 커뮤니티, 셀러툴 등이 제공돼야 하는데, 포쉬마크가 가장 이길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와 결합으로 전 세계 가장 넓은 영역 리커머스 플랫폼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통해 전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패션 리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로 단번에 오르게 된다. 영국 포함 유럽 진출을 진행 중인 포쉬마크는 네이버 지원을 받으며 한국 또는 일본 등 아시아 진출 발판까지 마련하게 됐다.

◆ 경기침체 속 포쉬카드 인수는 ‘기회’...비용절감부터 시작=리커머스 시장 선점을 위해 네이버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역시 외형성장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쉬마크가 거래액·매출액 기준 큰 폭 성장을 거친 건 맞지만 상반기 영업이익은 적자가 확대됐다. 이에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 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중기적으로 수익성 확보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쉬마크 마케팅 비용은 전 세계, 특히 북미 애플 정책 변화로 당연히 비효율화된 바는 있지만 회사 마케팅팀은 유능한 경험이 많은 전문 집단”이라며 “앞으로 마케팅 비용은 더 효율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포쉬마크는 광고매출이 아직까지 발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추가 매출원 역시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거시경제 환경 불확실성 속에 성공적인 거래를 성사했다고 강조했다. 김 CFO는 “자본시장 등 외형적 밸류에이션이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좋은 회사를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CFO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시장의 C2C 플랫폼 디팝은 16억3000만달러(2조3000억원)에 인수됐다. 디팝 거래액이 포쉬마크 5분의 1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가 좋은 기회에 포쉬마크를 인수했다는 설명이다.

내년 1분기 중 네이버와 포쉬마크 인수가 마무리 되면 당장 3000만달러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미국 상장사로서 유지비용을 줄이고, 양사간 중복되는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CFO는 “탄탄한 유저층을 가진 포쉬마크가 네이버와 결합하고 많은 기술적인 지원 등으로 예년 성장성과 수익성을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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