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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2] 구글 대표 ‘모르쇠’에 분노한 국회…망사용료·인앱결제에 집중포격 (종합)

백지영, 최민지, 권하영, 강소현
사진 왼쪽부터 구글코리아 김경훈 대표, 애플코리아 안철현 부사장,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정교화 전무
사진 왼쪽부터 구글코리아 김경훈 대표, 애플코리아 안철현 부사장,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정교화 전무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최민지 권하영 강소현기자] “구글코리아 대표가 유튜브 매출액, 한국인 가입자 수, 프리미엄 가입자 수 다 모른다는게 말이 됩니까. 대체 구글에서 하는 일이 뭐예요?”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 칼날은 시종일관 구글을 향했다. 이날 오후부터 약 9시간 가량 이어진 방통위 국감은 예상했던대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망사용료와 인앱결제 등의 이슈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증인들의 모르쇠 답변이 의원들을 분노케 했고, 여야는 위증 고발에 합의하기도 했다.

특히 정청래 과방의원장은 일반 증인으로 참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이 대부분의 답변에 “모른다”고 답하자 “모르쇠로 일관”, “교묘한 도발”, “헛똑똑이”, “답답함을 넘어 땁땁하다”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국감장에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정연주 방송심의위원장 ▲김의철 KBS 사장 등 소관기관 관계자를 비롯해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정교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전무가 일반 증인 및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망사용료 반대여론 뒷배에 구글?…오픈넷에 올해 2.2억 후원

이날 국감의 핵심 이슈는 역시나 망 사용료였다. 특히 사단법인 오픈넷과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콘텐츠 창작자) 등을 통해 망 사용료 법안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코리아에 비판이 쏟아졌다.

김경훈 대표는 “열린 공간이라는 것을 악용해 크리에이터들을 거짓 선동한 것 아니냐”는 윤영찬 의원 질의에 “창작자들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지만, 조승래 의원은 “선동한 적 없으나 호소는 했다고 했는데, 구글코리아가 서명운동을 조직하거나 동원한 적 없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망사용료 부과 법안 반대 서명운동을 펼친 비영리단체 ‘오픈넷’에 구글이 올해에만 2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실상 물밑에서 여론을 주도했다는 비판도 이뤄졌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2013년 오픈넷 설립 당시 유일하게 3억원을 후원했고, 올해에만 2억20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2020년 기준 구글코리아가 다른 단체들에 후원한 액수에 비하면 차이가 크다.

변 의원은 “2013년 설립 당시 구글만 3억원의 기부금을 내서 오픈넷이 출범한 것”이라며 “국세청 자료 보니 2013년부터 작년까지 구글이 오픈넷에 후원한 금액은 13억6200만원으로 전체 오픈넷 수입의 55.87%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구글·넷플릭스에 뿔난 과방위, 여야 “위증 고발” 합의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글이 망사용료 부과 법안을 반대하는 여론을 만들기 위해 홍보기획사에 댓글관리를 의뢰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입법 불발시 특별보너스 지급을 약속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경훈 대표는 “바이럴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가 망이용료 법안 입장을 블로그에 게재한 뒤 구글코리아가 홍보기획사에 댓글관리를 의뢰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묻는 조 의원 질문에 “모르는 이야기”라며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보너스 기준에 망사용료와 관련한 기준은 없는 걸로 안다”고 해명하는 등 시종일관 모호하게 답했다.

김경훈 사장과 함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정교화 전무 진술도 도마에 올랐다. 정 전무는 “넷플릭스는 미국 통신사에 ‘망 이용료’든, ‘망 접속료’든, 또는 ‘액세스 피(Access Fee)’든 어떤 형태로든 유무형의 비용을 내고 있지 않냐”는 박성중 의원(국민의힘) 질문에 “2014년에 잠시 낸 적은 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과방위 여야의원들은 김경훈 사장과 정교화 전무에 대해 위증 고발을 결정했다. 다만 정 전무는 추후 이와 관련해 “질문을 주의깊게 듣지 못해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며 “접속료 부문을 놓치고 비용을 내는게 없다고 답했는데, 미국 ISP에 인터넷 접속료를 내고 있다”고 정정했다.

◆카톡 업데이트 막더니…갑자기 아웃링크 결제 제공?

망사용료 이슈와 함께 구글은 앱마켓 구글플레이와 인앱결제(앱 내 결제) 정책 관련해서도 말장난과 모르쇠로 일관하며 계속해서 비난을 받았다. 이날 김경훈 사장은 “사용자 보호를 위해 구글 기준에 따른 아웃링크 결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제 시스템은 ▲구글 인앱결제 내 자체 시스템 ▲인앱결제 내 3자 결제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로 이뤄진다. 3자 결제는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준수하겠다고 내세운 정책으로, 개발사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도 구글에게 최대 26% 수수료를 내야 한다. 아웃링크 웹결제는 구글에게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구글은 웹결제를 금지했고, 앱 내 웹결제 안내까지 막았다. 이를 어길 경우 앱마켓 퇴출까지 예고했다.

실제 카카오톡은 소비자에게 더 저렴한 가격을 알리기 위해 아웃링크 결제를 안내하는 바람에 최신 업데이트 금지를 당했다. 결국 카카오톡은 아웃링크 결제를 삭제했다. 그런데, 구글코리아가 아웃링크를 허용한다는 부분은 사실은 웹결제가 아닌 인앱결제 내 3자 결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 대표가 위증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승래 의원은 ”구글코리아는 인앱결제 안에 있는 3자 결제로 (앱 결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마치 아웃링크가 된다는 것처럼 주장하니, 이는 위증“이라며 ”물리적으로 아웃링크 웹결제를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며, 이는 입법조사처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카카오톡은) 아웃링크를 통해 앱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변경했는데, 구글플레이에서 정한 사용자 보안 기준에 맞지 않아서 승인되지 않았다”며 “아웃링크 정의는 여러 가지다. 구글이 생각하는 사용자 보호 측면에서는 그 정의와 다르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김 대표는 구글플레이는 싱가포르에서 맡는 사업부문이라 구글플레이와 다르다고 선을 그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구글코리아는 인앱결제강제금지법 발의 때부터 구글을 대표해 한국 정부 측과 접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에 따르면 사업자 목소리를 청취할 때, 의견을 제기하고 참석한 곳이 구글코리아다.

구글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약 2900억원이지만, 지난해 7대 카드사 기준 한국에서 벌어들인 구글플레이 매출은 1조9781억원이다. 구글플레이 매출은 모두 구글 싱가포르에 속하기에, 세금 회피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김 대표가 구글코리아 직원의 수·국내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 수 등 한국 사업현황에 대해 “구조상 잘 모른다”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다”라며 정확한 수치를 내놓지 못하자, 정청래 위원장은 “심각하다”라고 탄식하며 “이런 증인 처음본다”고 말하자 “글로벌 사업이다보니 기존 기업들과 구조가 다르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백지영, 최민지, 권하영, 강소현
jyp@ddaily.co.kr, cmj@ddaily.co.kr, kwonhy@ddaily.co.kr,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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