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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악한 머스크, 이걸 노렸나?...트위터 75% 감원 폭탄발언에 숨은 '1석3조 효과'

신제인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다음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서겠다고 단언했다.

머스크의 말대로 75% 감원이 이루어지면, 트위터의 정상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의 발언은 ‘밑져야 본전’을 넘어, 궁극적으로 테슬라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75% 인건비 감축’ 선언으로 ▲트위터 인수에 따른 향후 실적 부담을 줄이고 ▲이를 통해 440억 달러 인수 대금 중 일부에 참여하기로 했던 사모펀드와 은행 등 투자심리에 다시 불을 지피며 ▲궁극적으로는 테슬라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40%이상 크게 하락한 테슬라 주가에는 440억원의 트위터 인수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

당초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앞서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은행의 대출 등을 계획했지만, 미국 내 금리 폭등 여파로 무산되며 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게 됐다.

결국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트위터의 인원 감축, 즉 인건비 감축을 약속하며, ‘트위터를 인수한 후에도 적자를 볼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주식을 14.84% 보유하고 있다. 이는 4억6511만주에 달하며, 원화로 환산하면 142조6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번 시그널은 앞서 돌아선 투자자들을 다시 한번 설득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연쇄 작용은 테슬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진다. 트위터 인수를 위해 충분히 외부 투자 자금을 유치하면, 머스크가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을 대량 매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어 대량 매각 가능성으로 인한 주가 하락 가능성이 줄어들면, 결국 불안 심리에 따른 주가 하락세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의 이번 계략이 벌써부터 시장에 작용한 것인지 75% 트위터 직원에 대한 대규모 감축설이 보도된 21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대비 7.16달러(3.45%) 오른 214.44달러에 상승 마감했다. 같은날 시간외거래에서는 214.55달러까지 상승했다.

한편, '트위터 75% 감원' 선언은 트위터 직원들에게는 폭탄 선언이다.

이에 이번 발언을 통해 트위터 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유도함으로써, 트위터가 스스로 매각 철회를 하도록 머스크가 '뜨거운 감자'를 트위터 쪽에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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