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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도 '100만원대 스마트폰' 잘팔린다…양극화 심화, 삼성·애플 수혜

백승은

- 3분기 스마트폰 3억100만대, 역성장 심화에도…100만원 이상 제품 더 산다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인 ‘수요 절벽’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 하락하며 큰 폭으로 축소했다.

중저가 및 보급형 제품은 수요가 상당 부분 깎이고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는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1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2% 줄었다. 분기 기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금리 인상 및 인플레이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 기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제품 판매는 줄고, 높은 가격대 제품 판매는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가격대를 400달러(약 55만원) 이하, 400달러에서 800달러(약 110만원) 사이, 800달러 이상으로 구분한다. 400달러 이하와 400~800달러 사이는 중저가, 800달러 이상은 프리미엄으로 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공개한 지난 8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에 따르면 이 기간 출하량은 945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6% 줄었다. 400달러 이하 스마트폰 판매치는 전년동기대비 19% 떨어졌고, 400달러에서 800달러 사이 스마트폰 역시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했다.

그렇지만 800달러 이상 스마트폰은 전년동기대비 10% 늘었다.

일반적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고객층은 인플레이션 등 외부 요인에 민감도가 높다. 프리미엄 고객층은 상대적으로 이와 같은 영향을 덜 받는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및 중저가 스마트폰 고객층은 가격에 민감해 쉽게 지갑을 닫는 편이지만 프리미엄 고객층은 불황 등에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기업별로 지난 3분기 실적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 극명하다.

중저가를 주로 다루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큰 폭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이중 오포와 비보는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23% 줄었다.

그렇지만 ‘갤럭시 S 시리즈’나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는 전년동기대비 8% 줄어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프로’ ‘프로맥스’ 등을 공급하는 애플은 오히려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2% 늘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와 애플의 3분기 실적 역시 선방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선방은 부품 업체 실적에도 반영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는 특히 아이폰 프로 라인업 대부분 채택된다.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또 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스마트폰 생태계가 더욱 탄탄해지며 프리미엄 수요가 일정하게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도 스마트폰 구매 양극화는 더욱 극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리미엄 스마트폰 진영에서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애플은 지난 9월 선보인 ‘아이폰14프로’ ‘아이폰14프로맥스’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잡음을 겪는 중이다.

중국 정저우에 위치한 애플 협력업체 폭스콘 공장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현지시간으로 11월9일까지 봉쇄됐기 때문이다. 이 공장애서 아이폰14프로 및 프로맥스를 80% 이상 제조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봉쇄를 계기로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300만대가량 줄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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