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종합] "이제 투자는 조단위"…롯데, 배터리 사업 가속화

김도현
- 롯데알미늄, 1조원 규모 원재료 계약…헝가리 미국 등 공장 구축
- 롯데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2.7조원 인수 예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롯데그룹이 전기차 분야 확장에 속도를 낸다. 핵심 소재부터 전기차 충전까지 밸류체인 구축해나가고 있다.

12일 롯데알미늄은 조일알미늄과 1조400억원 규모 2차전지용 양극박 원재료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다.

양극박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수 있는 2차전지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집전체로 사용되는 알루미늄박(알박)이다. 알박에 슬러리(양극활물질 도전재 바인더 등은 섞은 화합물)를 도포하면 양극재가 만들어진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 소재로 에너지 밀도를 결정한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양극재 공급망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조일알미늄이 제공하는 제품은 알루미늄 스트립이다. 원통형의 알루미늄 잉곳을 가공해서 롤 형태로 만든 원료다. 롯데알미늄이 이를 받아 알박으로 전환한다. 양사는 기존에도 거래를 해왔으나 이러한 같은 대형 장기 협업은 처음이다.

이번 계약은 롯데알미늄의 알박 공장 본격 가동에 따른 결과다.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하반기 1200억원을 들여 헝가리에 알박 생산라인을 마련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연산 1만8000톤 수준으로 양산 돌입했다. 회사는 향후 2차(1100억원) 투자도 단행할 방침이다. 헝가리 생산능력(캐파)은 총 3만6000톤에 달하게 된다. 향후 3차(2300억원 이상) 투자도 고려 중이다. 2028년 전후로 2공장을 세우는 게 골자다.

아울러 국내와 미국에서도 증설에 나선다. 국내 안산 1공장은 양극재 생산라인이 설립돼 1만1000톤 규모 캐파를 갖췄다. 미국 켄터키주에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3만6000톤 캐파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3300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2025년 가동 예정이다.

조현철 롯데알미늄 대표는 “조일알미늄과 계약은 안정적인 원재료 물량확보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전략적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알박 공동 투자에 나선 롯데케미칼은 자체적으로도 배터리 시장 진출에 나선다. 지난 10월 동박 제조사인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로 했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마찬가지로 동박에 슬러리를 도포하면 음극재가 된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다.

내년 상반기 일진머티리얼즈와의 합병 작업이 끝나면 롯데케미칼은 동박 사업을 본격화한다. 앞서 일진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 헝가리, 스페인, 미국 등 투자를 예고한 바 있어 롯데케미칼의 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참고로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알미늄은 동박 생산업체 솔루스첨단소재에 지분 투자(3000억원 내외)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 소재(PE) 생산 및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4종(EC, DMC, EMC, DEC) 등 사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중앙제어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뛰어든다. 중앙제어는 관련 업계 국내 2위 기업으로 지난 8월 전기차 충전 서비스 브랜드 ‘이브이시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 롯데그룹 화학군은 오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액 7조원 달성을 목표로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및 차세대 배터리 원료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6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알미늄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육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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