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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무너지면?…자라보고 놀랐는데, 솥뚜껑 보고 놀라는 코인시장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글로벌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의 재무구조에 대한 미심쩍은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다. FTX에 이어 바이낸스까지 무너지면 코인 가격이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과 함께 국내 거래소 안정성에 대해서도 염려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의 연이은 위기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여러가지 안전장치를 담보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른바 금융권에서 '뱅크런'이 한번 시작되면 막기 힘든것과 마찬가지다.

16일 국내 자산자산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는 지급준비금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FTX에서도 그랬듯 어떻게 무너져 내릴지 모른다"라며 "바이낸스 측에서 사태가 안정됐다고 강조하며 잠시 소강상태지만, 아직까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코인 투자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비상장사인 바이낸스는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할 의무가 없어 현재까지 재무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한 바 없다는 점이 불안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또 바이낸스 본사 위치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만일 자금 유동성 문제가 현실화하면 투자자 피해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지난주 바이낸스는 지급 준비금이 이용자 잔액 대비 101%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발표했다. 제도권 금융인 은행은 지급준비율이 약 7%만 되면 되지만, 가상자산은 100% 이상 담보를 요구받는다. 하지만,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당 보고서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바이낸스의 부채가 자산보다 약 3% 많다는 것이다.

또, 바이낸스가 준비금 증명을 위해 글로벌 회계법인 마자스로부터 감사를 실시했지만, 부채를 포함시키지 않아 의미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미국 법무부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무면허 송금 등과 관련해 창펑 자오를 포함한 임원 기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불암감이 커진 바이낸스 이용자들이 스테이블코인 USDC를 비롯해 코인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13일(현지시간) 바이낸스는 8시간 동안 USDC 출금을 일시중지했다. 출금을 재개한 이후에도 바이낸스를 통해서 빠져나가는 코인 자금이 많아지면서 13일과 14일 양일간 7조원이 넘는 자금 순유출이 나타났다.

다만, 자오창펑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안정됐으며, 올 한해 코인 시장을 뒤흔든 테라와 FTX 사태 때 출금과 비교해 적었다고 강조했다.

국내 거래소 한 관계자는 "사실상 코인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급 위상을 지닌 바이낸스가 무너지면 다른 거래소 코인 프로젝트도 함께 신뢰를 잃는 셈"이라며 "유동성 공급이 중요한 코인시장에서 영향력이 압도적인 거래소 신뢰가 손상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패닉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시세 하락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거래소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 "특히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국내 거래소에서 바이낸스 자체 코인인 BNB코인을 거래하는 거래소는 직접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과 코빗이 BNB코인을 상장해 거래를 중개해왔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사실상 원화거래가 가능한 5위권 거래소를 제외하고, 신고수리된 나머지 22개 거래소는 거의 아사 상태에 이른 곳이 많다"라며 "바이낸스가 무너지면, BNB코인 거래중개 여부와는 별개로 코인 자금 유출로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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