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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오아시스 IPO ‘감감무소식’…이커머스 업계 촉각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에 기업공개(IPO) ‘붐’이 일었던 것과 달리, 정작 올해 가시적 성과를 낸 기업은 없었다. 컬리와 오아시스마켓, SSG닷컴 당초 계획은 올해 상장을 완주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증시 부진과 함께 IPO 시장이 위축되자 속도를 늦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은 연내 상장을 하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양사 모두 ‘상장 철회’는 계획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IPO시장이 단기간 내 활기를 되찾진 못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IPO를 추진하는 이커머스 중엔 양사가 선두에 있는 만큼, 상장 완주 여부가 업계 관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8월22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컬리는 내년 2월22일까진 상장을 마쳐야 한다. 기간이 지난 후 상장을 하려면 다시 예비 심사청구 절차를 밟아야 한다. 컬리 측은 “기한 내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한국거래소와 주간사, 투자자 등에 상장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설명회와 수요예측 등 남은 절차를 기간 내 완료하려면 늦어도 1월 말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아직 한 달여 기간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이커머스 업계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가운데, 컬리는 외형성장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최고 기업가치 4조원까지 인정받던 컬리가 최근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면서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모습이다. 올해 컬리는 비식품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뷰티컬리’를 정식으로 문열었고, 블랙핑크 제니를 모델로 기용해 공격적으로 마케팅 하고 있다. 과거 전지현을 모델로 앞세워 ‘마켓컬리’ 이름을 알린 전략과 유사하다.

컬리는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 권역을 넓히기 위해 물류센터를 추가로 연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시 두 곳애 물류센터를 보유한 컬리는 내년 상반기 중 경기 평택시와 경남 창원시에 물류센터가 새롭게 문 열게 된다. 주간(당일)배송 없이 오로지 새벽배송만 운영하고 있는 만큼, 외형확장을 위해선 새벽배송 권역 확대가 필수다.

‘흑자기업’으로 무난한 상장을 예상했던 오아시스마켓도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뒤 여전히 심사 대기 상태다. 오아시스마켓 측은 “거래소 승인이 나는 대로 다음 절차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상장을 위해 일찌감치 사외이사 선임, 자발적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사회 기능 강화를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 내부거래위원회 심의 결과는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한다. 안준형 대표가 모회사와 계열사 이사회에서 사임한 것도 이사회 과다 겸직을 해소하고 본업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올해 시장 분위기가 무거운 상황에서도 홈앤쇼핑과 이랜드리테일 등 유통기업들로부터 각각 100억원, 330억원 투자를 유치 받았다. 올해 6월 이랜드리테일로부터 투자받을 당시 오아시스마켓 기업가치는 1조1000억원으로 평가됐다. KT알파쇼핑과 합작법인 ‘오아시스알파’를 설립하고, 내년 1분기 퀵커머스 ‘브이’를 준비하며 새벽배송과 물류 노하우를 커머스 부문에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IPO 추진 계획을 밝힌 이커머스 기업으론 SSG닷컴과 11번가도 있다. 11번가는 상장 목표를 내년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11번가는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하형일·안정은 각자대표 체제를 갖췄다. 하 대표는 기업가치 증대에 전념, 안 대표는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시기상으로 여유 있는 건 SSG닷컴이다. 지난해 8월 주간사를 선정하고 IPO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었지만 지난 5월 상장 연기를 공식화했다. 2019년 SSG닷컴이 출범하며 5년 내 5조1600억원 이상 거래액을 달성하고 복수 주간사로부터 IPO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는 풋옵션 조건이 있었으나, 지난해 거래액 조건을 초과 달성하고 상장 주간사를 선정하면서 모두 충족시켰다.

SSG닷컴 측은 “상장 시기를 특정할 순 없으나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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