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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SF '정이' 속 디스토피아, 어떻게 구현됐을까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넷플릭스 영화 ‘정이’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폐허가 된 지구를 배경으로 최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22세기의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VFX(시각특수효과)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정이'는 2194년 기후변화로 인해 폐허로 변한 지구를 배경으로 한 SF(공상과학)다.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인공지능(AI) 로봇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해당 작품은 1월20일 공개 직후, 글로벌 TOP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고 80개국 TOP10 등극한 가운데, 사이버펑크 장르 특유의 디스토피아와 최첨단의 기술이 공존하는 세계관으로 눈길을 끌었다.

콘텐츠미디어 그룹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VFX 계열사 엔진비주얼웨이브가 영화 ‘정이’의 시각특수효과를 담당한 가운데, 이런 세계관의 디테일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엔진비주얼웨이브는 극중 급격한 기후 변화로 물에 잠긴 디스토피아라는 설정에 기반해 도시 전경, 크로노이드 본사, 연료봉 공장 등 주요 공간과 풍경을 디자인하고 물에 녹슬지 않는 플라스틱 소재의 로봇 설정으로 구조적인 개연성을 강화했다.

특히, 감정 표현까지 가능한 최고의 전투 A.I. ‘정이’의 사실적인 구현을 위해 초기 단계부터 의상, 분장, 특수분장 팀과의 협의를 거쳐 디자인 컨셉을 구축했다.

엔진비주얼웨이브의 나일환 프리프로덕션 본부 이사는 “물에 잠긴 미래의 도시는 어떤 자원을 어디서 수급할 것인가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해 일반적인 메탈 소재의 로봇이 아닌 물에 취약하지 않은 플라스틱 소재의 로봇을 고안해냈다”라며 “아예 다른 새로움을 추구하다 자칫 과해질 수 있는 부분을 늘 경계하며 진정성과 개연성을 바탕으로 관객을 설득할 수 있도록 차근히 빌드업 했다”고 전했다.

이런 전반적인 비주얼을 개발하는 프리-프리 프로덕션(Pre-Pre Production) 공정은 '정이'처럼 SF 장르 특성상 VFX의 비중이 높은 콘텐츠에 추가되는 단계로, 엔진비주얼웨이브의 특화 영역이기도 하다. 차별화된 컨셉 비주얼을 개발하고 콘텐츠 세계관의 개연성을 강화하는 프리-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거치면 초기 리소스를 줄이고 시간을 절약하며 전체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진비주얼웨이브의 정황수 슈퍼바이저 본부 이사는 “‘정이’는 VFX 비중이 높은 작품이다 보니 엔진비주얼웨이브와 덱스터스튜디오가 함께 양사의 장점을 살려 프리부터 포스트까지 효율적으로 시퀀스를 나눠 작업한 흔치 않은 사례”라며 “작품의 퀄리티를 최우선으로 양사가 합심해서 만든 작품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

한편, 엔진비주얼웨이브는 올해 공개를 예정한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비롯해 강형철 감독의 신작 '하이파이브', 엄태화 감독의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 VFX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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