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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 수 살펴보니…양극화 ‘극심’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메타버스 열기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여파로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학계는 물론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버블이 최근 들어 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메타버스 플랫폼 양극화도 극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선구자로 관련 개념을 선도한 미국 로블록스나 네이버 제페토 외 후발주자들은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경쟁력을 키워 이용자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구글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합산 기준 로블록스 월간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12월 137만7035명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제트 ‘제페토’는 MAU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페토는 로블록스를 제외하면 국내 서비스 기간이 가장 오래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다만, 지난해 3월 누적 이용자 3억명을 기록했으며, 같은 해 8월 글로벌 MAU 2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로블록스와 제페토를 제외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 수가 현저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사실상, 100배 이상 차이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넵튠이 투자한 메타버스 개발사 컬러버스 ‘퍼피레드’ MAU는 1만7997명으로 나타났다. 넥슨 소셜 앱 ‘넥슨타운’은 데이터 누적 기준치 이하로 제공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퍼피레드보다 더 적은 MAU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싸이월드제트 ‘싸이타운’도 제페토처럼 MAU를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추억의 싸이월드를 재현해 주목받았던 지난해 7월에 비하면 아쉬운 성과를 기록 중인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한국게임학회
사진=한국게임학회
양극화를 보이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추억을 찾아온 이용자가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게임 그 자체보다 커뮤니티적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 이용자들에게 이야기거리를 던져줘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로블록스나 제페토는 인기 아이돌 콘서트를 열거나 웹툰 지식재산권(IP), 식품기업과의 협업 등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며 ‘체험’을 제공 중이다.

그러나 후발주자들은 이들에 비하면 게임이나 아바타 콘텐츠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해당 플랫폼을 이용해야 할 이유가 추억 말곤 없는 셈이다. 때문에 메타버스 자체는 기업에게 ‘새로운 먹거리’가 아닌 ‘부담’으로 전락하고 있다.

앞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메타버스와 관련한 구글 트렌드는 고점 대비 25%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수익 모델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에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 메타(구 페이스북, Meta), 로블록스도 주가로만 평가했을 때 1년 새 64%, 60% 하락했다.

경쟁력 확보에 실패한 곳들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정리 수순을 밟고 있기도 하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넷마블은 손자회사인 메타버스 기업 ‘메타버스월드’ 조직개편에 나서기도 했다. 이곳은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을 다양하게 펼쳤지만 주요 수익모델 구축에 실패하고, 메타버스 성장세가 시장 및 회사 기대보다 현저히 떨어지면서 정리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후속으로 나올 정책들이 메타버스 진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후발주자들이 대중 관심도를 높이는 한편 양극화를 견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은 물론 의료, 금융, 교육까지 단순 ‘가상현실’ 개념을 넘어 모든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516억9000만달러(한화 약 64조원)에서 2030년 1조3008억9000만달러(한화 약 1611조원)로 연평균 44.5%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일수록 이용자 수 및 체류 시간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주요 수익모델 구축까지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이 아닌 한류 콘텐츠 지식재산권과 팬덤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는 등 다양한 시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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