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터뷰] 조지 쿠리안 넷앱 CEO “대규모 클라우드 활용, 최적화·보안이 핵심”

이종현
- 기업들 핵심 데이터·워크로드, 클라우드로 전환 확대
- 커진 클라우드 규모와 비용, 최적화 및 보안 필요성 증가

조지 쿠리안 넷앱 CEO
조지 쿠리안 넷앱 CEO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 규모가 굉장히 커지면서 트렌드도 바뀌는 중이다. 작은 규모로 클라우드를 활용할 때는 보다 민첩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최적화와 보안, 지속가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조지 쿠리안 넷앱 CEO)

클라우드가 정보기술(IT) 영역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던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에서 인터넷을 통해 인프라/플랫폼/소프트웨어(IaaS/PaaS/SaaS)를 제공받는 클라우드로 빠르게 변하는 추세다. 전통적인 IT 기업들 모두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스토리지 시장이 리더 기업 중 하나인 넷앱(NetApp)도 이들 중 하나다.

한국을 찾은 조지 쿠리안(George Kurian) 넷앱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넷앱은 클라우드가 IT 산업의 미래라고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난 몇 년간 넷앱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키우는 데 힘 쏟아 왔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넷앱은 스스로의 클라우드 사업을 ‘진화된 클라우드’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진화된 클라우드는 일부 영역에서 실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기업들이 자신의 핵심 데이터나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옮겨가는 상황을 지칭한다. 온프레미스와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함께 활용하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IT 기업들은 굉장히 큰 규모로 클라우드를 활용 중이다. 작은 규모로 클라우드를 이용했다면 민첩성이 우선됐겠지만, 그 규모가 커지면서 최적화나 보안,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이 커지게 됐다. 내가 어디에서 어느만큼의 지출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효율화하는 것이 중요해지게 됐다”고 전했다.
넷앱 블루XP
넷앱 블루XP

변하는 시장 환경에 넷앱이 무기로 내세운 것은 통합 클라우드 관리 도구 ‘블루XP’다. SaaS로 제공되는 블루XP는 전체 데이터 자산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한다. 백업 및 복구, 랜섬웨어 보호와 같은 보안 기능도 탑재했다.

블루XP가 스토리지에 특화된 솔루션이라면 클라우드 전반에 대한 최적화 솔루션도 있다. ‘스팟(Spot)’이다.

스팟은 2020년 넷앱이 인수한 퍼블릭 클라우드 관리 및 비용 최적화 기업이다. 넷앱은 ‘스팟 by 넷앱’이라는 명칭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2021년 인수한 데이터 메카닉스(Data Mechanics), 클라우드체커(CloudCheckr) 등의 서비스를 스팟 포트폴리오에 더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넷앱의 클라우드 사업은 가시성과 자동화, 효율화로 축약할 수 있다. 클라우드 도입으로 한층 더 복잡해진 IT 환경에 대한 통합된 가시성을 제공하고, 인공지능/머신러닝(AI/ML) 등의 기술을 통해 관리를 자동화하며, 나아가 필요로 하는 기능은 유지한 채 비용은 줄여 효율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넷앱이 본래 가지고 있는 스토리지 경쟁력과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한다. SaaS를 강조하고 있지만 넷앱의 매출 대부분은 하드웨어인 스토리지 사업에서 발생한다. 스토리지에 대한 관리 및 가시성은 넷앱의 홈그라운드다. 넷앱 스토리지 이용 기업이라면 스토리지에 대한 가시성 측면에서는 블루XP가 경쟁력을 지닐 수밖에 없다.
스팟 by 넷앱
스팟 by 넷앱

쿠리안 CEO는 “넷앱은 원본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주체. 자연히 이에 대한 공격을 차단하고 예방하는 데 많은 투자를 이어왔다”며 백업과 재해복구(DR) 역시 넷앱이 내세울 강점 중 하나라고 피력했다.

성공적인 DR 시스템 구축을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간소화가 가장 중요하다. 모델을 복잡하게 구축할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2개 데이터센터를 상시 동기화하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며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동해 장애가 있을 때만 가동하는 식의 운영도 가능하다. 미국에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특정 계절에만 퍼블릭 클라우드에 DR을 구축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쿠리안 CEO는 한국에 대해 “한국은 지난 몇 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해온 국가 중 하나다. 넷앱에게도 중요한 글로벌 고객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며 “반도체나 제조업뿐만 아니라 로컬 클라우드 기업 등과도 협력을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넷앱은 올해 클라우드 사업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사업인 스토리지의 경우 경기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블루XP나 스팟 등은 기존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도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쿠리안 CEO는 “우리가 통제 가능한 비즈니스 요소에 집중코자 한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최적화, 보안 강화와 같은 의제들을 충족하는 데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로드맵이나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의 기술 전략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IT 업계는 경기침체에 대비해 인력을 줄이는 중이다. 넷앱도 1월 31일(현지시각) 8%의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거시경제의 악화로 기업들의 IT 지출이 보수적으로 변한 결과라고 밝혔는데, 그는 올 하반기부터 회복 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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