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장한 코인원, 닥사 존재 이유에 붙는 물음표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이 위믹스를 재상장 시키면서 업계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카카오뱅크와 실명실명계좌 계약 체결 이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공격적 행보로 풀이된다.
반면, 코인원 행보에 가상자산거래소 연합체 닥사(DAXA) 권위가 추락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7일 한 업계 관계자는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확보 이후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번 위믹스 재상장도 이의 일환에서 해석한다면 거래소 이용 고객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겠다는 시도로 분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코인원은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계약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팍스가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었음에도 크게 선전하지 못한 것처럼, 코인원 역시 카카오뱅크와 연합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코인원은 카카오뱅크 원화 입출금 서비스 개시일이었던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1개월 간 신규가입자 수가 98.4% 증가했다고 밝혔다. 장이 악화한 상황에서 유의미한 수치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코인원 앱 신규 설치건수는 11월 11만건으로 10월 8.3만에 비해 단기적으로 크게 늘었지만, 12월 5.7만건으로 급하락했다. 1월은 8.4만으로 카카오뱅크 계좌서비스 개시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돌아섰다.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11월 15만명에서 지난 1월 5만명까지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일 위믹스 거래재개로 원화거래를 원하는 위믹스 홀더들이 코인원으로 유입되면서 기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일 밤 10시 28분 기준 코인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위믹스는 BTC, ETH, XRP에 이어 4번째 규모로 거래 중으로, 거래량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8시 35분 기준으로는 120억원 정도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닥사 권위 둘러싼 업계 시각은?
이번 위믹스 재상장은 지난해 11월 24일 닥사에서 거래지원 종료가 결정된 이후, 3개월도 안돼서 나온 조치다. 게다가 닥사 일원인 코인원 결정인 만큼, 파급력이 상당했다. 일단 나머지 회원사들은 코인원 결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당분간 위믹스 상장에 대한 검토를 염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닥사는 시장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공백 속 대표적인 자율 기구로 여겨져왔다. 이와 같은 상징성을 가진 닥사가 내렸던 위믹스 상장폐지는 처음으로 거래소 간 합치된 결론이었다는 점에서 가지는 의미가 남달랐다. 때문에 코인원의 이번 독자 행보에 닥사 존재 의미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앞서 닥사는 명확한 법적 지위가 없고, 특히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결정을 내리는 구조여서 투명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내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닥사가 최근 들어 공동 상장과 상장폐지 기준을 만드는 등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재상장에 대한 기준이 제도권에서 관리하고 있는 주식시장과 달리 마땅히 없음을 이번 사례가 보여준다"라며 "사실 거래지원 최종 결정은 각 거래소에서 판단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 상 관리되고 있는 증권시장의 경우 재상장은 상폐된 지 5년 이내에 다시 상장하거나, 기업을 여러 개로 쪼개서 각각 상장 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단, 매출과 자기자본금, 주식수, 영업이익 등 지표가 플러스일 경우에 한해서다. 따라서 상폐되고 몇 개월 만에 실적을 개선해 재상장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다.
반면, 가상자산 분야에서는 공통된 재상장 기준이 없다. 프로젝트에서 문제됐던 부분이 해소되면 거래소 자체 판단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재상장을 거래소에서 각자 판단하더라도, 상폐됐던 프로젝트의 문제점이 제대로 해소됐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또 다시 코인 프로젝트 상장과 폐지에 있어 최소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던 닥사 행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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