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다가오는 3월 새 학기 시작을 앞둔 이맘때, 대학생들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고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 하나가 있다. 바로 비누랩스가 만든 대학생활 정보 공유 플랫폼 ‘에브리타임’이다. 지난해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학 전체 재적학생 수는 311만7540명이다. 그런데 에브리타임 월간 활성사용자(MAU)는 289만명, 누적 가입자 수는 637만명에 달한다.
즉, 우리나라 대학생 대다수는 최소 1번 이상 이 서비스를 써봤거나 현재 이용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에브리타임이 대학생 대표 커뮤니티로서 자리 잡은 지도 어느덧 14년차다. 그동안 에브리타임은 어떻게 성장해왔을까.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김한이 비누랩스 대표<사진>를 만나 에브리타임이 걸어온 길과 향후 목표를 들어봤다.
◆대학생이 만든 시간표 서비스에서 출발한 에브리타임=2009년 연세대 컴퓨터과학과를 재학 중이던 김한이 대표는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강의 목록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시간표를 짜는 데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급기야 직접 시간표 작성 프로그램까지 만들게 된 그는 에브리타임을 학교 근처 PC방에 깔고 친구들과 함께 사용했다. 이것이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이용자가 늘어나자 김 대표는 2010년 에브리타임을 웹서비스로 정식 개발했고, 2011년엔 모바일 앱까지 출시했다.
단기간 내 가입자 수가 급증한 에브리타임은 대학 시간표 앱 기능에서 나아가 커뮤니티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에브리타임은 합격 통지서나 학생증 등으로 학교 인증 후 가입할 수 있는데, 수강 일정을 짤 수 있는 시간표 기능뿐 아니라 강의평가 후기, 다양한 주제 게시판도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가 졸업을 앞둔 시점까지 에브리타임은 서비스 연동 대학을 20여곳까지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당시 취업과 에브리타임을 기반으로 한 창업 두 가지 갈림길 앞에서 고민하던 김 대표는 결국 친구 3명과 함께 후자의 길을 택했다.
◆대학생 특화 플랫폼, 이젠 ‘리서치 비즈니스’까지=현재 비누랩스는 간판 서비스 에브리타임 외에도 ▲커머스 서비스 ‘학생복지스토어’ ▲커리어 플랫폼 ‘캠퍼스픽’ ▲고등학생 입시지원 앱 ‘대학백과’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수익 모델은 에브리타임 광고 매출과 정보기술(IT)기기 교육 할인 혜택을 기반으로 한 학생복지스토어 매출이다. 김 대표는 현재 서비스하는 대학생 관련 플랫폼 내 데이터와 이용자 규모를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도의 첫발은 ‘리서치 비즈니스’다.
김 대표는 “설문조사 데이터를 통해 어떤 기업이나 브랜드가 20대들에 다가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비즈니스”라며 “서비스 운영 측면에서도 대학생들을 잘 아는 게 중요해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비누랩스는 대학생 중심 20대를 연구하는 인사이트 팀을 출범, Z세대 전자기기 이용과 애플페이가 Z세대 스마트폰 구매 의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한 바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처럼 이미 20대 전문 연구기관은 많지만, 비누랩스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안정적인 에브리타임 이용률을 기반으로 한 표본과 그에 따른 정확성 확보다. 김 대표는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최소 1000명은 기본적으로 참여한다”며 “다른 리서치 에이전시나 설문조사 툴을 보면 특정된 패널이 있지만, 우리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데이터를 얻기 때문에 대학생 생각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모델 다변화…인력채용·신사업 발굴 지속=불확실한 대외환경에 기업들은 채용·투자에 속도를 늦추는 모습이다. 하지만 비누랩스는 그 반대로인력 확충을 통해 서비스를 계속 고도화하는 한편, 또 다른 BM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할 방침이다. 창업 초기 임직원 8명 정도로 시작한 회사는 2021년 35명, 이달 기준 88명까지 증가했다. 올해 역시 대대적인 채용을 이어간다.
대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종합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기능과 사업을 추가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고객 서비스(CS) 측면의 운영 인력을 비롯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할 수 있는 인력도 많이 채용하고 있다”며 “대학생 라이프 사이클에서 이들에게 기여할 수 있고 가치를 늘릴 수 있는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구체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