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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이지않는 美경기, 증시 냉각…어도비 급락, 26조원 '피그마' 인수 불확실성↑[美 증시

박기록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이날 발표된 1월 개인소비지출(PCE) 마저 시장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준(Fed)의 통화긴축 강화와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연장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결국 나스닥을 중심으로 3대 주요 지수가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02% 하락한 3만2816.92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5% 밀린 3970.04로 종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9% 떨어진 1만1394.94로 거래를 마쳤다.

미 증시는 이번 주 2월 FOMC 의사록 공개와 엔비디아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등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들을 비교적 무난히 소화했지만 나스닥지수는 3대 지수는 올해들어 주간 기준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증시를 초토화시켰던 작년 3·4분기, 킹달러 시대가 다시 도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올해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7%올라 시장예상치인 4.4%를 상회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등 계절적 요인을 포함한 1월 PCE 지수도 전년동기대비 5.4% 상승해 전월의 5.3%보다 확대됐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드는 형국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의 예상보다 1월 고용지표, 물가지표 등이 호조로 나오면서 미국의 경기가 좀처러 식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 초, 2월 FOMC 정례회의 직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두차례 정도 인상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지만 시장은 더 이상 금리 공포는 변수가 되지않을 것이란 낙관이 넘쳤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인플레 관련 미국의 매크로 지표들은 이런 기대가 섣불렀음을 증명했다.

실제로 로이터 등 외신들은 만약 2월 FOMC가 개최되기 전에 시장예상치를 뛰어넘는 지표들이 나왔다면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는 미 연준내 매파 위원들의 견해를 전달하고 있다.

결국 현재로선 오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준이 빅스텝(0.50%P 기준금리 인상)을 밟게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는 이날 특별한 악재가 부각되지 않았지만 200달러선을 다시 내줬다. 전일대비 2.57%하락한 196.88달러로 마감했다. 시장예상치보다 올해 생산량 전망을 낮게 제시한 후 전날 주가가 급락한 루시드(-3.19%)는 이날도 약세를 이어갔고, 리비안(-4.73%)도 크게 밀렸다. 니콜라(+0.91%)는 소폭 반등했다.

'엔비디아 훈풍'이 불었던 반도체 섹터도 이날 조정을 받았다. 엔비디아(-1.60%), AMD(-2.08%),마이크론 테크놀로지(-0.97%), 퀄컴(-1.47%), 인텔(-1.84%) 등 주요 기업들이 약세로 마감했다. 유독 주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인텔은 패트릭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9700개의 보통주를 평균 25.675달러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애플(-1.80%), 아마존(-2.42%), 알파벳(-1.94%), 마이크로소프트(-2.18%)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월가의 투자금융사인 웨드부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해 클라우드와 오피스 시장의 견고한 매출 흐름, 또 엔비디아와의 제휴를 통해 게임사인 액티비전 인수 전망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챗GPT와 같은 AI시장에서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는 점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기존 280달러에서 290달러로 상향했다.

전날 전세계 지역에서 구독료 인하 계획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넷플릭스는 이날도 2.01% 하락해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한편 포토샵 등 그래픽 솔루션으로 유명한 어도비(Adobe)시스템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디자인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피그마(Figma)인수가 미국의 독점금지법에 따라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소식으로 7.63% 급락했다.

앞서 작년 9월, 블룸버그는 어도비가 피그마를 약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원)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어도비는 그래픽 및 디자인 협업 플랫폼을 더욱 강화하기위해 피그마 인수를 추진해왔으며, 기존 피그마의 CEO가 사업을 계속 이끌것으로 예상돼왔다.

작년 9월, 어도비의 주가는 불투명한 경제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빅딜이란 평가를 받으면서 크게 하락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도 어도비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그동안의 시장 인식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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