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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사업자 '낙전수입' 1200억원…티머니 530억원으로 제일 많아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국내 선불사업자 67개사 중 27개사가 거둬들인 낙전수입이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낙전수입이 발생한 27 개사 중 낙전수입이 가장 많은 10개사 중 5개사는 교통카드 회사로 밝혀졌으며, 이중 ‘ 티머니 ’는 3 년 동안 530억원이 넘는 낙전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액 상품에서 구매자가 제공량을 다 쓰지 않아 떨어지는 부가수입인 낙전수입이 발생하는 원인은 전자금융거래법 상으로는 별도 소멸시효 규정을 두고있지 않고 있지만 상법상으로는 상사시효 5년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깜빡하거나, 해당 카드를 분실하는 등 5 년 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금액은 자동적으로 선불사업자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선불충전금 실효금액 자료를 보면 ▲2020년 320억원에서 ▲2021년 44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2022년에는 422억원으로 매년 수백억원에 달했다. 한번 커진 실효금액은 그 규모를 유지하며 3년간 1200 억원에 달한 것이다.

양정숙 의원은 “한푼 두푼 국민들의 피땀같은 돈이 모여 수백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선불사업자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고 있다” 며 “우리 국민들은 고물가 고금리가 중첩된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 단돈 몇백원이라도 아껴보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선불사업자들은 아무 노력없이 가만히 앉아 떼돈을 벌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낙전수입을 거둔 기업은 티머니로 537억원 수준이다. 다음으로는 ▲마이비 126억원, ▲로카모빌리티(캐시비)가 113억원으로 상위 3개사 모두 교통카드 회사다. 이들의 낙전수입만 776억원에 달한다.

교통카드 선불사업자에 뒤이어 ▲에스엠하이플러스(하이패스) 98억원, ▲ DGB유페이(교통카드) 53 억원 ▲한국문화진흥(컬쳐랜드) 35억원, ▲한국선불카드 29억원, ▲지마켓 20억원, ▲ 롯데쇼핑, 부산하나로카드(교통카드)이 각각 19 억원의 낙전수입을 올렸다.

양정숙 의원은 “작년 4월 신세계그룹은 유통계열사 전반의 약관을 개선해 스타벅스코리아와 SSG 닷컴 등 선불충전금에 적용했던 유효기간을 폐지한 바 있다”며, “이런 사례를 선불사업자들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선불충전금 시장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만큼 잠자는 돈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반드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히며 “소멸되는 선불충전금을 서민금융진흥원 자금으로 출자해 활용하거나, 대중교통 발전기금 등 해당 기업과 연관된 기금으로 활용 등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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