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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發 악재에 차갑게 식은 '2차 전지'… 후폭풍 커지나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전기차 대표주자인 테슬라의 급락 여파로 21일 마감된 국내 증시에서 2차 전지 섹터가 차갑게 식었다.

가뜩이나 고점 평가 논란인 상황에서 테슬라 악재에 국내 2차 전리 관련주가 전반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 모양새다.

이날 에코프로(-5.75%), 에코프로비엠(-7.34%), 포스코퓨처엠(-6.99%) 등 최근 급등한 주도주들의 상대적으로 조정을 크게 받았고 엘앤에프(-2.42%), LG화학(-3.63%), 코스모신소재(-1.43%), 대주전자재료(-3.66%), 금양(-4.11%)도 약세로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1.38%), 삼성SDI(-2.00%)등 셀업체도 부진했다.

앞서 20일(현지시간) 마감된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일대비 9.75% 하락한162.99달러로 마감했다. 전세계 시장에서 수차례 신차 할인을 통해 올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24% 늘었지만 동시에 마진(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다.

그리고 전날 테슬라는 미국에서 모델Y와 모델3의 가격을 또 다시 낮췄는데 이같은 '가격 할인' 공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테슬라의 가격할인 공세가 국내 2차 전지 관련주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테슬라의 전방위적인 제조원가 절감 압력의 심화이다.

세계 전기차업체중에서 여전히 제조원가 경쟁력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고 있는 테슬라지만 가격을 할인한 만큼 줄어든 마진을 제조원가 절감을 통해 만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 구도를 보면,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려는 업체가 줄을 서는 '수요자 독점' 시장이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의 큰 손인 테슬라가의 행보에 따라 전기차 원가의 5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및 공급 라인에 대한 원가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는 완성차와 셀 공급, 그리고 원재료 공급회사들까지 생태계 전반의 이해와 밀접하게 맞물려있는 문제다.

실제로 최근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리튬인산철(LFP) 기반 배터리의 사용을 대형 전기 트럭인 '세미'와 모델Y와 모델3 등 중저가 전기 자동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테슬라 차량의 제조원가에서 배터리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앞서 작년 12월 출시된 세미 전기 트럭의 경우 니켈 기반 배터리를 달고 출시됐다.

한편 테슬라의 가격할인으로 촉발되는 두 번째 악재는 글로벌 전기차 경쟁사들의 판매 위축과 원가절약 경쟁의 촉발 가능성이다. 즉,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교란이다.

테슬라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테슬라가 가격할인을 공격적으로 펼치면 결국 경쟁 전기차 업체들이 판매량에 타격을 입게되고, 원가절감에 동참함으로써 결국 그 피해가 국내 2차 전지 업체들에게 미칠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로 이날 미국 시장에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3.67%), 루시드(-7.22%)가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보였고 포드(-2.86%), 제너럴 모터스(-3.01%)도 약세로 마감했다.

이와관련 시장에선 테슬라의 가격공세에 따른 경쟁사들의 피해 가능성에 주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로선 테슬라의 가격할인이 전기차 공급망 부문에서 미치는 영향, 또 경쟁 전기차업체의 판매량에 미치는 실질적 변화 등이 국내 2차 전지 섹터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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