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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가 이끄는 K-웹툰…해외서 웹툰 영상화 봇물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한국 웹툰 성장세가 무섭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일본과 중국, 심지어 동남아까지 진출하며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웹툰, 웹소설 영상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원천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웹툰 콘텐츠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해외 제작사들과 활발한 협업을 펼치는 모습이다.

24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영상화 프로젝트만 300개가 넘는다. 올 상반기 웹툰 영상화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먼저 지난 20일에는 네이버웹툰 ‘이두나!’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아이샹타더리요우’가 중국 멀티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서 총 22화 분량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공개됐다.

빌리빌리는 중국에서 이용자가 가장 활발한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로,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다. 2022년 4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빌리빌리는 3억2600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를 보유 중이다. ‘오!주예수여’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도 빌리빌리를 통해 이달 내 공개된다.

최근 중국 내 웹툰 원작 영상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네이버웹툰과 중국 현지 대형 동영상 플랫폼 간 협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중국 주요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인 콰이쇼우는 ‘물어보는사이’를 원작으로 하는 숏폼 드라마를 선보였다. 같은 달 중국 대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중 하나인 아이치이에서도 ‘가우스전자’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공개했다.

네이버웹툰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도 현지 제작자들과 웹툰 애니메이션화를 위해 손잡았다. 이달 초 라인망가 운영사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오리지널 웹툰 ‘선배는남자아이’가 일본 제작사 애니플렉스를 통해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고 밝혔다. 애니플렉스는 일본 소니 뮤직 그룹 계열사로,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대표작으로는 글로벌 전역에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귀멸의칼날’과 게임 ‘페이트/그랜드오더’가 있다.

지난 17일에는 네이버웹툰 영상 자회사인 스튜디오N이 일본 제작사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웹툰 ‘고수’를 애니메이션으로 공동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최근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한 ‘더퍼스트슬램덩크’를 비롯해 ‘드래곤볼’, ‘원피스’ 등 글로벌 히트작을 다수 배출한 세계 최대 규모 애니메이션 기업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가 제작된다. ‘내ID는강남미인!’을 원작으로 하는 태국 드라마 ‘뷰티뉴비’(Beauty Newbie)가 내년 초 방영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이미 지난 2018년 국내에서 TV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뷰티뉴비는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가 아닌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만드는 태국 드라마다. 총 14부작으로 태국 대표 제작사 GMMTV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바이펀 핌차녹과 윈 메타윈 등 태국 인기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종합 콘텐츠 기업 카도카와와 웹툰 ‘외과의사엘리제’를 12부작 일본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카도카와는 ‘너의이름은’, ‘신세기에반게리온’ 등으로 유명한 제작사다. 일본 현지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방영을 계획 중인 애니메이션 외과의사엘리제는 배급사 카도카와, 제작사 마호필름이 협업한다. 감독은 하바라 쿠미코, 시리즈 구성은 아카오 데코가 맡는다. 일본 애니메이션 대표 명가라 불리는 A-1 픽쳐스가 제작하는 ‘나혼자만레벨업’도 연내 공개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만화 산업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도서 시장에서 만화 시장 규모는 2021년 118억 달러(한화 약 15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향후 7년(2022~2028년)간 연평균 약 7% 성장률을 보이며 195억 달러(한화 약 25조9000억원) 시장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찌감치 디지털 만화 시장에 발 담근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IP 비즈니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영상화를 중심으로 웹툰 기반 IP 비즈니스 문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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