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결국 韓 반도체에 불똥튀나…美 "마이크론 제재시 한국 기업들 中 물량 메우지 마라"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만약 중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게될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그 물량 공백을 메우지 말 것'을 백악관측이 한국에 요구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앞서 중국의 사이버보안 규제기관인 CAC(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는 이달 초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중국에 수출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보안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현재 중국 당국의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마이크론의 메모리 반도체의 중국 수출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중국은 마이크론으로부터 기존에 제공받았던 메모리 반도체의 부족분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메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FT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 백악관은 이같은 상황 전개에 대응해 미리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중국으로 수출 물량을 늘리지 말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가 물량 공급 약속을 제지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중국이 마이크론의 반도체 수입 중단을 막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넓게보면 미-중 갈등의 여파로, 마이크론의 대 중국 수출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 불똥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편 미국과 중국간의 반도체 전쟁은 점점 더 확전의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앞서 미국은 군사용 칩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마이크론의 경쟁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이 회사에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에 나선 상태다.

이에 발끈한 중국은 CAC를 동원해 마이크론의 메모리 제품을 보안성 검토 명목으로 사실상 제재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한편 24일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 오후 2시30분 기준, 삼성전자(-0.76%)와 SK하이닉스(-2.13%)의 주가는 관련 소식에 타격을 받지는 않은 모습이다.

다만 마이크론이 중국으로 부터 제재를 받게될 경우 그 수혜를 한국 반도제 체조업체들이 받는다는 가정은 현재로선 불투명해졌다.
박기록
rock@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