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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달라진 뱅크런 속도에 주목받은 실리콘밸리뱅크 사태, 사전 대응 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은?

이상일
금융기관을 위한 SAS 리스크 관리 세미나 전경
금융기관을 위한 SAS 리스크 관리 세미나 전경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3월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으로 불거진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은 국내외 금융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뱅크런의 속도가 과거와 달라진 지금에는 얼마나 효율적이며 빠르게 위험신호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느냐가 금융사 경쟁력은 물론 지속가능성에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SAS코리아와 디지털데일리가 개최한 ‘금융기관을 위한 SAS 리스크 관리 세미나’에서 SAS코리아 이승우 대표는 “코로나19로 소비자 측면에선 구매행태가 변화했고 디지털 전환에 대한 발전이 병행됐다. 여기에 국제 금융위기로 인해 특히 금융기관에 대한 다양한 규제도 심화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사례와 대응방안 논의를 통해 금융사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행사 시작을 알렸다.

기조 연설에 나선 딜로이트컨설팅 금융산업 컨설팅 총괄리더 안상혁 전무는 ‘2023년 인플레이션이 몰고 올 미래 시나리오 발표’를 통해 “올해 말까지 경제 침체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1998년 외환위기와 같은 침체는 없을 것이다. 당시는 하나의 낙오자도 없도록 하는 것이 정부 기조였지만 지금은 시장원리에 순응하는 기조로 가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설명하며 올 하반기 예상되는 하강국면(Downdraft Fall)에는 고객 확보 및 유지를 기조로 기업들이 새로운 경험과 차별화 서비스로 수요를 창출하고 비용을 감축하고 효율성과 수요창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2023년 글로벌 리스크 시장 트렌드’를 발표한 도날드 반 디벤터(Donald van Deventer) SAS 매니징 디렉터(전 가마쿠라 창업자, 회장)는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 회복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다치지 않아야 한다. 실리콘밸리뱅크(SVB)의 경우 회복력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상을 입으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려주는 사례”라며 발표에 나섰다.

2022년 6월 SAS는 은행, 보험 회사, 자산 관리자, 연기금 등 다양한 금융 기관이 다양한 금융 위험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문 소프트웨어, 데이터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가마쿠라(Kamakura)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SAS는 특히 자산 부채 관리(ALM)를 중심으로 비교할 수 없는 통합 위험 솔루션 제품군을 제공하고 금융 서비스 산업의 추가 측면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2023년 글로벌 리스크 시장 트렌드’를 발표한 도날드 반 디벤터(Donald van Deventer) SAS 매니징 디렉터(전 카마쿠라 창업자, 회장)
‘2023년 글로벌 리스크 시장 트렌드’를 발표한 도날드 반 디벤터(Donald van Deventer) SAS 매니징 디렉터(전 카마쿠라 창업자, 회장)

도날드 반 디벤터 디렉터는 “SVB의 뱅크런은 다른 뱅크런 사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유일한 차별점은 바로 ‘속도’였다. 2월 28일 1650억 달러에 달하던 SVB의 예탁금이 3월 10일 230억 달러로 줄었다. SNS 때문에 사람들의 패닉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일단 어떤 은행의 본사 문 밖으로 예금인출자들이 줄 서고 있으면 은행에 남은 시간은 1주일정도 밖에 안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리스크관리의 철칙은 특정 재난이 나한테 일어나지 않았다고 안심하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일본 부동산 폭락 얘기를 하면 미국에서는 일본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실리콘밸리 외에도 재난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 이러한 은행 파산 등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도날드 반 디벤터 디렉터가 가마쿠라 위험 정보 서비스(KRIS) 신용리스크 관리를 통해 SVB가 가지고 있던 채권을 분석한 결과 파산 전 1년간의 기록을 보면 2022년 10월에 급격하게 디폴트 환경이 높아졌다.

그는 “이러한 데이터를 보면 SVB 일반주주 입장에선 디폴트 확률이 높아져 뱅크런 확률이 높다고 봤겠지만 채권보유 고객은 정부의 보조를 기대하고 손실이 없을 것이라 안주했다. 결국 최근 채권거래 가격을 기반으로 판단에 실패해 원금의 70% 손실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SVB가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모범사례(베스트 프랙티스)에 의거한 리스크 관리에 비해 미진한 부분이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도날드 반 디벤터 디렉터는 “SVB 역시 글로벌 상례(Common Practice)에 해당하는 내용은 다 분석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SVB는 디폴트 리스크에 대해 자체 디폴트 리스크, 파트너 리스크를 분석하지 않았지만 베스트 프랙티스에서는 이를 다 다루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에 있어서도 베스트 프랙티스에서는 무수히 많은 시나리오를 다루지만 SVB는 3가지 종류만 다뤄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SVB는 리스크 시스템의 처리 한계로 데이터 서머리 단위로 다뤘는데 베스트 프랙티스에선 개별 트랜잭션 단위로 리스크 분석을 다룬다는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고 반영 팩터가 많을수록 양질의 결과가 나온다. 특히 리스크 시뮬레이션에는 특정 국가만의 데이터보다는 다양한 나라의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는 것이 신뢰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가마쿠라 역시 이러한 사상에 의해 글로벌 리스크 관리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AS는 지난해 금융권 리스크 관리 전문기업 가마쿠라(Kamakura)를 인수해 자산부채관리(Asset and Liability Management, ALM) 솔루션을 확보하고 SAS 바이야 제품으로의 편성을 완료했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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