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진 중국 화장품 시장… 고심 깊어지는 'K-뷰티', 돌파구없나
[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 그동안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에서 중국 시장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K-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 높은 제품 경쟁력 등이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중국시장에서도 리오프닝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지만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 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은 2020년 38억달러, 2021년 49억달러로 증가세였으나 2022년에는 26% 감소한 3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원인으로 중국 현지의 화장품 회사들의 약진과 애국심으로 중국산 화장품을 사용하는 중국인들의 증가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한미일 동맹 강화 등 국제 정치적 지형 변화에 따른 중국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앞으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일시적인 수출 감소가 아니라 근본적인 시장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도 중국 시장 비중을 줄이고, 해외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중국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유럽, 중동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해외 사업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8% 감소한 349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한몫한 결과다.
LG생활건강 역시 2022년 중국 매출은 9073억 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무려 31.8%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일본, 동남아 등 수출 지역 다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정부는 중국 시장 화장품 수출 활성화를 위해 중국 규제 당국과 협상을 강화하는 등 측면지원에 나서고 있다.
식약처, 중국에 국내 화장품 기업의 시험 결과 인정 및 서류 간소화 요청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서 ‘국가약품감독관리국’과 국장급 양자 협력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중국 화장품 규제기관으로 약품, 의료기기, 화장품의 기준 제정, 공포 및 분류별 관리제도 제정, 감독 및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21년 화장품 감독관리조례를 전면 개정한 바 있는데, 이 조례는 중국이 화장품 감독과 수출 시 허가·등록 절차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우리 나라 화장품 기업들에게는 중국 수출을 더욱 어렵게하는 까다로운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이 지난 2019년 한국의 반도체 소재 및 장비에 대해 수출규제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한국에 대한 무역 규제에 나섰던 사례와 유사하다.
관련하여 식약처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측에 우리나라 화장품 생산·품질관리 체계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 내 시험 결과를 중국에서 인정해, 한국 기업이 제출할 자료를 간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중국측의 입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신준수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식약처는 해외 화장품 규제당국과 협력해 경쟁력 있는 국산 제품을 수출하는 데 걸림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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