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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②] 탈통신 선봉장 ‘AI’…통신3사 전략은

백지영

[창간18주년 대기획]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하라(Beyond AI)’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탈(脫)통신은 지난 10여년 간 통신업계를 지배해온 주요 키워드다. ‘탈통신=미래먹거리’라는 공식에 따라 통신3사는 그동안 비(非)통신 부문 매출이 넓혀왔고, 성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여전히 5세대 이동통신(5G)를 포함한 유무선 통신 매출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미디어와 엔터프라이즈 등 비통신 신산업도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AI)은 비통신은 물론 본업인 통신을 관통하는 핵심기술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챗GPT와 같은 생성AI 열풍이 전세계 산업군을 강타하면서 통신3사도 관련 기술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이어진 비대면 확대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은 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일부 통신사는 반도체 계열사와의 업무협력, 관련 스타트업 투자 등을 통해 AI 생태계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11월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와 분할하면서 ‘AI기업’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엔 “SKT의 AI는 어디에나 있다”는 문구를 앞세우며 산업과 사회 전 영역의 AI 전환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3에서 국내 AI기업들과 ‘K-AI 얼라이언스’ 구축을 선언하고, 5대 영역의 AI 혁신을 함께 하며 대한민국 AI 생태계를 키워 AI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엔 한국어 거대 언어모델을 B2C 분야에 상용화한 AI 서비스 ‘에이닷’을 출시한 이후 올해 2월 기준 출시 가입자 100만을 확보했다. 또, 현재 힘을 쏟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분야를 넘어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자율주행’도 AI 영역으로 진출을 노리고 있다.

KT는 작년 11월 발표한 초거대 AI ‘믿음’을 앞세워 ‘AI 원팀’을 중심으로 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기업고객(B2B)에게 맞춤형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만들어주는 전문화 도구인 ‘믿음 렛츠’를 비롯해 스타트업과 국내외 협력사들에게 API를 제공하는 오픈 포털 ‘지니랩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AI 전문상담, AI 감성케어와 같은 B2C 서비스와 함께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AICC(AI컨택센터) 고도화 등도 진행 중이다. 최근엔 AICC 확산을 위해 서비스형 AICC인 ‘에이센 클라우드’도 선보였다.

이는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물리적인 컨택센터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컨택센터의 모든 인프라, 시스템, 애플리케이션들을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객은 월정액만 내고 초기 구축 비용 없이 빠르게 시스템을 구축, 운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자체 AI 기술을 모아 만든 통합 브랜드 ‘익시’를 통해 다양한 B2C·B2B 서비스의 엔진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년 10월 출범한 이후, 승부예측부터 고객의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콜봇’ 서비스 등에 적용됐다.

콜봇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AI엔진이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고, 고객 의도를 분석해 적합한 상담내용을 음성으로 응답하는 서비스다. 고객 청구요금 조회, 청구 주소 변경 업무 등 상담서비스에 콜봇을 우선 적용하고 향후 홈서비스 장애 확인, 선택약정할인 만기 등의 안내도 제공할 계획이다.

업무로 바쁜 사장님을 대신해 매장정보, 자동예약 등 전화 응대업무를 AI가 돕는 ‘소상공인용 AI CC 서비스’ 등도 준비 중이다. LG AI연구원이나 AI전문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챗GPT와 같은 새롭게 개발되는 AI 기술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SK텔레콤과 KT는 AI 반도체 영역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부터 개발한 AI 반도체 ‘사피온’ 사업을 분사하고 2021년 말 미국 법인 설립에 이어 작년 초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X330은 기존에 출시된 X220 대비 4배의 성능이 기대된다.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사피온’의 기업 가치는 법인 설립 당시 800억에서 올해 5000억원으로 6배 가량 성장했다.

KT 역시 KT 클라우드를 통해 종량제 GPU 서비스인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출시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국산AI반도체를 스타트업과 공동 개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AI반도체 설계기업인 리벨리온과, AI 인프라 솔루션기업인 모레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연내 기존 대비 3배 이상 효율을 갖춘 한국형 AI 반도체 풀스택을 완성하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에 나선다. 내년 3월엔 언어 모델을 지원하는 서버용 AI 반도체를 선보일 예정이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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