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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어떤 내용 담겼나

오현지 기자

[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우리나라 민주화의 상징인 ‘4·19혁명’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조선 백성이 참여한 ‘동학농민혁명’의 주요한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됐다.

18일(현지시간) 유네스코는 프랑스 파리에서 집행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유네스코는 우리나라가 “‘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최종 승인했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제14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 of the UNESCO Memory of the World) 정기회의 및 지난달 11일에 열린 임시회의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측은 ‘등재권고’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017년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과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 대표목록에 올라간 이후 약 6년 만에 올린 성과다.

<사진>문화재청
<사진>문화재청

4·19혁명 기록물의 가치

문화재청이 등재 신청한 ‘4·19혁명 기록물’은 1960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자료 1,019점이다. ‘4.19혁명기록물’은 1960년대 봄 대한민국에서 발발한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이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열린 학생집회에서 시작해 대다수 국민들에게로 확산됐고 3.15 부정선거에 반대하기 위해 1960년 4월 19일에 열린 대규모시위까지의 기록돼 있다.

이 자료는 혁명의 원인과 전개 과정, 혁명 직후의 처리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유산이다. 국가기관과 국회·정당의 자료, 언론 기사, 개인의 기록, 수습조사서, 사진과 영상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1948~1960)의 퇴진을 이끈 혁명의 배경과 진행과정을 다루고 있다.

‘4·19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된 배경으로 제3세계에서 최초로 성공한 비폭력 시민혁명이라는 의미와 함께 유럽의 1968년 혁명, 미국의 반전운동, 일본의 안보투쟁 등 1960년대 세계 학생운동에 영향을 미친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을 꼽을 수 있다.

당시 무고한 학생과 시민 186명이 사망했고 6천여명이 부상당했지만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시민들은 끝까지 저항하며 민주 정부의 열망을 실현하는 열매를 맺었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가치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한국 사회의 근대적 전환기를 알 수 있는 핵심 자료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1894년부터 1895년까지 조선에서 발발한 동학농민혁명 기록을 담았다. 기록물은 총 185점으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조선 정부와 동학농민군, 농민군의 진압에 참여한 민간인, 일본공사관 등이 생산한 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

동학농민혁명은 부패한 지도층과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민중이 봉기하며 일어났다. 동학농민혁명을 토대로 우리나라는 번영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동학농민운동은 외국의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근대주의 운동에 영향을 끼쳤으며, 전개되는 과정에서 동학농민군이 전라도 각 고을 관아에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민·관 협력(거버넌스) 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19세기 당시 전 세계에서 유사한 사례가 거의 없는 ‘신선한 민주주의 실험’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통해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주체적으로 움직이며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했던 조선 백성들의 열망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넘어 전 세계 인류가 배우고, 기억해야 하는 가치를 인정받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총 18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처음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후 2001년 승정원일기와 직지심체요절, 2007년 조선왕조 의궤·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 등을 등재됐다.

북한이 신청한 천문도 ‘혼천전도’(渾天全圖) 역시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북한은 1790년에 간행된 무예 교본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이어 총 2개의 세계기록유산을 가진 나라가 됐다.

오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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