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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 남극에서도 곰팡이 균 감염? … 심각한 기후위기 실감

오현지 기자

[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남극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인류에 의해 파괴되지 않은 청정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남극은 한반도의 약 60배 되는 면적을 가지고 있다. 면적만 보면 지구 전체 육지의 10%에 달한다. 남극 전체의 98%는 만년빙이며 지구상 담수의 90%가 얼음 형태로 보존돼 있다.

남극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인류에 의해 파괴되지 않은 원시적인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남극은 지구의 환경오염 척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역으로 손꼽혀왔다.

그러나 지난 2022년 3월 남극 동부에 발생한 이상 고온 현상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남극 동부 아델리 연안 지대부터 남극 동부 빙상 안쪽 지역 기온이 평년보다 기온이 최소 32℃ 올랐다”라고 보도했다. 즉 이 지역은 평년 기온이 영하 51∼45℃였으나 영하 18~12℃ 사이로 올랐다는 것이다.

이처럼 남극에서 벌어지는 자연 변화는 지구의 운명과 연관된 환경오염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세계 각국에서 남극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후 위기로 병원균으로 활성화된 곰팡이 발견

그러나 이번엔 남극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꽃을 피우는 식물(현화식물)이 곰팡이에 감염되 병든 것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왼쪽이 감염된 개체, 오른쪽이 건강한 개체. <사진>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한국 연구팀이 남극에서 현화식물이 곰팡이에 감염돼 병든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남극이 따뜻해지면서 곰팡이가 활성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23일 밝혔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극지연구소 이정은 박사 연구팀이 지난 2020년 발견한 현화식물 하나인 남극개미자리가 병원균에 감염됐으며, 노란색으로 변하다가 하얗게 고사됐다. ‘남극개미자리’의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점차 하얗게 말라 죽은 것이다.

연구팀은 해당 개체의 곰팡이가 과거에는 식물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곰팡이(내생균)였지만 최근 남극에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병원균)로 활성화된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한 서남극은 1959년부터 2009년까지 50년 동안 연평균 기온이 3℃ 이상 상승하면서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남극의 곰팡이가 병원균으로 활성화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수부가 지원하는 극지연구소의 주요 사업인 ‘온난화로 인한 극지 서식환경 변화와 생물적응진화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곰팡이 유전체 분석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Plant Disease’ 4월호에 소개됐다.

오현지 기자
ddaily_o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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