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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산업접목①] 금융권 DT 전환 핵심으로 들어온 AI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챗GPT처럼 답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금융권 IT 사업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사업 관련 담당자의 말이다. 사업을 수행중인 상황에서 고객인 금융사의 요구조건이 갑자기 바뀐 것에 대한 푸념이자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의 파급력이 현재 진행형인 사업에도 바로 영향을 미칠 정도로 AI에 대한 기업들의 기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다.

생성형 AI가 금융사의 AI 도입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디지털 전환 사업에 여념이 없는 금융권에 AI 없이는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AI가 사업 전면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윤동식 클라우드산업협회 협회장(KT클라우드 대표)은 “AI 기술 적용이 확대되고 활용도가 높아지면,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생성 AI 기술이 접목되어 활용되고 있는 분야 자체가 워낙 방대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유형의 클라우드 수요를 촉진할 것이다’라고 제한하는 것이 크게 의미가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아무래도 금융 클라우드 쪽에 쓰임이 많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AI 급물살 타는 금융권=금융권에서 AI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금융시장이 개방형으로 발전하면서 개인화된 서비스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과거 ‘계좌’를 기반으로한 고객 서비스는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어느 은행에서나 고객이 가입한 다른 은행의 계좌 기반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고객을 계좌로 ‘락인’ 하는 전략의 효용성이 빛을 바랜 상태다. 이에 앞으로 금융사는 고객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며 여기에 AI가 위력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월 17일, 한국신용정보원이 주최, 금융위원회가 후원한 ‘금융 산업의 인공지능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우리은행 옥일진 부행장은 “금융권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보다 발전된 초개인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내외 서비스에서도 AI는 금융사에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반 아키텍처에서 온보딩, 신용 위험, 사기 적발, 마케팅 등 사일로 기능을 연결하고 공유 데이터 및 분석을 사용하면 금융 회사가 운영 복잡성을 간소화하는 동시에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SAS 등 금융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IT벤더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이러한 AI 고도화에 대해 실제 금융사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다양한 AI 기술과 내부의 자체 금융 관련 콘텐츠, 전통 시스템을 접목시킴으로서 실제 고객들에게 필요한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에게 업무상 필요한 노하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AI 혁신의 방향성은 디지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챗봇을 비롯한 대외 채널의 확장과 더불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부분의 혁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AI 연금투자 솔루션’을 선보였다. 퇴직연금(DC, IRP) 가입 손님이 설정한 연금자산 목표에 맞춰 은퇴시점까지 개인의 투자계획(Glide Path)을 설계해주는 GBI(Goal Based Investment)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다.

이번 서비스는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티아이의 사내 독립 기업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CIC, Company In Company)의 협업을 통해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한국경영정보학회(학회장 김종원)와 ‘생성AI 기반 금융특화서비스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기업은행은 ▲생성AI 기반 금융 비즈니스 모델 연구 및 전략 수립 ▲생성AI를 활용한 금융 분야 활용 과제 발굴 ▲생성AI 프로토타입 개발 및 실무 서비스 적용 등을 추진한다.

◆AI 도입에 따른 부작용도 고민=이처럼 금융권의 AI 기반 사업과 AI를 적용한 비즈니스 검토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업계에서 유의하고 있는 AI의 빠른 도입에 따른 부작용은 금융권이 고민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우리은행 옥일진 부행장은 “생성형 AI는 답변의 정확도보다는 문장의 자연스러움, 대용량 데이터의 확보를 통한 학습 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금융업의 핵심가치인 신뢰성과 상충되는 딜레마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금융분야 생성형 AI를 위해서는 양질의 학습 데이터 확보와 안전한 인프라구축이 필수적이며, 정부, 금융회사, 기술기업 사이 긴밀한 협력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무분별한 AI의 도입을 견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AI 오작동이나 집중리스크(digital herding) 등에 대한 대응방안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양질의 빅데이터 확보를 위한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 데이터 결합 전문기관 추가지정 ▲AI 신기술 활용 활성화 등을 위한 금융 데이터 규제개선 ▲금융분야 AI 신뢰 제고를 위한 금융 AI 테스트베드 구축, 설명가능한 AI 안내서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실제 데이터 유통 시장 활성화 및 안전한 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위해 2020년 5월 출범한 금융데이터거래소(FinDX)는 금융분야 AI 활용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양질의 학습용 데이터를 제공하고 데이터 분석시스템 인프라 및 AI 분석 자동화 도구를 지원하는 AI 테스트베드를 구축키로 한 바 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이미 국·내외 금융회사 업무 전반에 AI 활용이 확산되고 있으며, 해외 주요국은 AI 활용 활성화와 신뢰 제고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AI 도입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정비하는 등 우선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AI가 활성화 되는 시점에 기능별 규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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