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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MS-블리자드 결합 승인…“게임 인기 적어 경쟁 우려 없어”

오병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 없이 승인해주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는 양사 기업결합이 국내 게임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적을 것이라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기업결합 건은 전세계적으로 콘솔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MS가 ‘콜오브듀티’ ‘디아블로’ 등 인기 게임을 보유한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사안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 MS가 블리자드 인기 게임을 자사 게임서비스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해 국내 콘솔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공정위는 MS가 블리자드 주요 게임을 자사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하는 ‘봉쇄’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이로 인해 경쟁사업자가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가 적다고 봤다.

공정위는 그 이유로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배급하는 게임 합산 점유율이 적다는 점 ▲국내에서는 해외와 달리 블리자드 주요 게임 인기도가 높지 않다는 점 ▲경쟁사가 대체 거래할 수 있는 다수 인기 게임 개발사가 존재해 경쟁 게임 서비스사를 배제할 정도 봉쇄 능력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공정위는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블리자드 게임 인기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경쟁사 소비자를 자사 서비스 가입자로 전환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경쟁사가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에서 배제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블리자드 콜오브듀티 매출이 전세계 콘솔 게임 매출 중 6~8%를 차지한 것에 반해 국내 콘솔 시장에서는 0~2%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디아블로 매출 경우, 전세계 매출 중 0~2% 비중을 차지했으며, 한국 콘솔 시장에서도 유사한 수치 비중을 차지했다.

공정위는 글로벌 기업간 결합인 점을 감안해 주요 해외 경쟁당국과 수차례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했고, 경쟁사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등 기업결합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최종 결론을 도출했다.

공정위는 MS-블리자드 기업결합 승인 여부에 대해 국가간 판단이 다른 것은 각 국별 게임시장의 경쟁 상황에 차이가 존재하고, 각국 경쟁 당국이 자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공정위는 글로벌 기업 간 결합에 대해서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그 승인 여부를 심도 있게 판단할 방침이다.

한편, MS는 지난해 1월18일 블리자드 주식 전부를 약 90조원(687억 달러)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4월14일 한국 공정위에 신고했다. 영국은 양사 기업결합을 불허했으며, 유럽연합(EU)은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일본과 중국은 조건 없이 승인 입장을 밝혔다. 미국 경우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양사 기업결합을 막기 위해 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오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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