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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방한] 尹 대통령·부처 만난 오픈AI, 규제 논의했나

서정윤 기자
왼쪽부터 그렉 브록만 오픈AI 공동대표, 이영 중기부 장관,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왼쪽부터 그렉 브록만 오픈AI 공동대표, 이영 중기부 장관,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알트만 대표와 그렉 브록만 공동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부처와 만남을 가졌다. 아직 국내에 인공지능(AI)과 관련한 규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오픈AI가 부처와 어떤 논의를 나눴을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전날 오후 중소벤처기업부와 만남을 가진 뒤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윤 대통령과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오픈AI가 개인정보위원회 등과 긴밀하게 협업한 만큼, 다른 부처와도 만남을 가졌을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 尹 대통령 만난 오픈AI, 반도체 중요성 강조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오픈AI는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픈AI에 "전 세계에 챗GPT 열풍이 불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챗GPT 기술을 활용·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브록만 공동대표는 "인간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이 어떤 분야에 집중하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반도체 분야"라고 답했다. 알트만 대표는 "AI 시대에는 비메모리 반도체가 중요하지만 막대한 데이터양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오픈AI는 대만의 반도체를 주로 사용하지만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한국의 반도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챗GPT와 관련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규범도 속도감 있게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알트만 대표는 "사회 내에서의 위험성을 줄이고 개인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규제 마련은 중요하다"며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에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알트만 대표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 ▲기업 활동 규제 제거 및 AI 생태계 구축 ▲국제 규범 생성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 등을 제시했다.

◆ 오픈AI, 중기부와는 협력 논의…개인정보위 만났나

대통령실과의 만남에 앞서 오픈AI를 만난 중기부는 오픈AI에 스타트업 육성·투자와 관련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는 그동안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구글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여기에 오픈AI도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임정욱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중기부에서는 오픈AI에 스타트업 육성쪽으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으며 더 나아가 그것이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함께 AI칩을 만들자는 제안도 보냈다"고 설명했다. 알트만 대표는 중기부의 요청에 "함께 고민해보자"며 화답을 보냈다. 오픈AI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도 관심을 보였다.

중기부는 앞으로 오픈AI와 추가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 실장은 "오픈AI는 한국 스타트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기부에서도 몇 가지 제안을 했다"며 "방한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가 추가적으로 어떤 일정을 소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알트만 대표가 규제당국과 대화를 나눈다면 중기부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위 등과도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생성AI와 가장 밀접한 규제 기관이다. 특히 최근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AI가 내린 결정을 개인이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보주체의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추가하기도 했다. 개인정보위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데이터 활용 방안과 처리 기준 등을 담은 개인정보보호방안도 마련 중이다.

개인정보위는 오픈AI와 꾸준히 사업 논의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오픈AI와 한국인 사용자의 규모 등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오픈AI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정윤 기자
seoj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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