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주간블록체인] 가상자산 숨통 옥죄는 美금융당국, 글로벌 거래소들 선택지는?

박세아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미국 금융당국의 기조가 가상자산 업계를 점점 옥죄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들을 상대로 연이어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SEC는 지난 5일 글로벌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비롯해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하고, 다음날 코인베이스를 같은 혐의로 제소했습니다.

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업계는 사기꾼과 폰지사기가 만연하다"라며 "대부분 가상자산이 SEC 권한에 속해있고, 거래소는 규제기관에 등록해야 한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는데요.

이것만 봐도 미국 금융당국이 한동안 이 기조를 쉽게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 입장에서도 썩 좋은 소식은 아닌데요.

또 시가총액 상위권 코인 중 카르다노를 비롯해, 폴리곤, 솔라나 역시 SEC로부터 증권으로 분류됐죠. 각 재단은 적극적으로 증권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SEC 기조가 '규제 강화'인 만큼,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시작합니다.

◆美금융당국, 가상자산거래소 잇달아 소송…홍콩 "우리는 환영한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가 가상자산거래소들을 상대로 연이어 소송을 제기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찬 바람이 분다고 언급했었는데요.

반면 이 가운데 홍콩은 글로벌 거래소들에 대한 환영 의사를 밝혔습니다.

코인게이프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 의원 조니 응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가 홍콩으로 와 규제 준수 거래소 라이센스를 신청하고, 증시 상장 계획을 논의하는 것을 환영한다"라고 말했는데요.

또 "우리는 거래소들에게 도움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라며 "OKX와 후오비 등 글로벌 거래소의 규제 준수 법인은 모두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사실상 현재 미국에서 영업이 어려워진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들을 유인하는 것인데요. 그동안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가상자산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반면, 홍콩은 가상자산 및 핀테크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홍콩은 가상자산 산업 성장을 목표로 적극적인 규제 장치를 만들어왔습니다.

지난해 9월 홍콩 금융관리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구현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이는 일상적인 거래를 위한 지불 수단으로서 CBDC 이점을 탐색하고, 고객과 가상자산거래소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습니다.

일단 홍콩의 입장과는 별개로 미국 규제 기조 강화로 궁지에 몰린 거래소들이 친 가상자산 노선을 취하는 홍콩의 제안을 받아들일 지는 두고봐야겠습니다. 거래소 상장을 조건으로 영업을 허가하는 것인만큼, 재무구조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장을 하면 그만큼, 감시망이 촘촘하기 때문에 거래소가 지켜야 할 의무사항이 많아진다는 소리죠.

반면 미국 규제당국이 사실상 모든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하고 증권을 취급하는 거래소들을 불법으로 취급하게 되면 거래소들 입장에서 딱히 홍콩보다 나은 선택지도 많지 않기 때문에 두고 보셔야겠습니다.

◆고팍스 신고수리 언제쯤?… 고파이 이용자 불안감↑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신고수리가 지연되면서 가상자산 예치서비스 '고파이' 이용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파이는 고팍스에 가상자산을 맡기면 원금과 함께 예치 기간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죠.

고파이 커뮤니티에 따르면 고파이 이용자들은 금융정보분석원(이하 FIU)에 공개 질의서를 지난 8일 발송했습니다. 질의서의 주된 내용은 고팍스의 신고수리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와 향후 수리 가능 날짜입니다. 고파이 이용자들은 FIU가 특별한 법률적 근거없이 불수리 사유가 없음에도 수리를 미루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고팍스는 지난 3월 7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등기임원 변경신고 및 사업자 변경신고를 했습니다. 이는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 등 바이낸스 측 3명 인사가 고팍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뤄진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바이낸스의 자금세탁 의혹 등을 살피는 작업에 나서면서 10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신고수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신고서 열람 후 45일 내로 신고수리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요. 다른 거래소 사례를 보면 통상 신고수리 결정은 10일 내로 이뤄져왔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고파이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고팍스 협력사 미국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 파산으로 11월 16일부터 원금과 이자 지급이 중단된 이후 원금에 대한 이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고정형 상품은 만기에 원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만기가 지나도 확정 이율만큼 매일 이자가 쌓이게 되는데요. 그만큼 고팍스와 바이낸스 측에서 지급해야 할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바이낸스는 고팍스의 고파이 상품 문제 해결을 포함한 인수계약을 체결할 당시, 고파이 원금과 이자 전액을 상환하기로 했습니다. 현재까지 고파이 미상환금액 총 700억원 중 25%는 1차 선지급됐는데요. 바이낸스는 나머지 75%에 해당하는 금액은 신고 수리 후 지급한다는 방침이라고 합니다.

한 고파이 커뮤니티 이용자는 "현재 금융당국은 법률적 근거도 없이 불수리 사유가 없는데도 수리를 미루며 이에 대하여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정금융정보법에 엄연히 수리 요건이 규정돼있다. 하지만, 법에도 없는 요건을 고려하느라 심사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현재 만기가 도래한 고정형 중 출금이 막힌 상품은 ▲비트코인 고정 183일 ▲이더리움 고정 151일 등 총 6개입니다. 이들 상품의 총 고객 모집수량은 비트코인(BTC) 907개, 이더리움(ETH) 6699개, USD코인(USDC) 87만7963개, 폴리곤(MATIC) 10만9224개다. 이자율은 각 상품별로 1.25~6.5%입니다.

박세아 기자
seea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