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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 이음 5G] ① 5G 특화망에 기댄 韓 중기…“지금이 기회”

김문기 기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통신장비 회사는 거의 다 없어졌지요. 그래도 기회가 왔습니다. 5G 특화망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국내 토종 통신장비업체 대표가 한 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통신장비에 대한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1G를 넘어 2G 시대를 연 때에도 장비 국산화 문제로 인해 상용화 연기를 되풀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CDMA의 성공적 도입과 와이브로에 대한 자신감을 통해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통신장비 생태계는 외부적인 요인들에 의해 하나둘씩 사장돼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 강소기업들 사이에서 5G 특화망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고 있다. 5G 특화망은 전통적인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수요 기업이 직접 또는 제3자를 거쳐 5G망을 제한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이통사가 서비스하는 5G 네트워크 서비스는 전국망 개념으로 주파수 자체가 5G 서비스와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지만 5G 특화망은 주파수를 토지처럼 쓸 수 있어 부동산 개념에 더 가깝게 해석된다.

즉, 특정 대역이 5G 특화망으로 지정된다면 누구나 각 지역에 제한적으로 5G를 도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수많은 기지국 장비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간거래(B2C) 시장과는 달리 소수의 장비를 통해 효율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통용된다. 다시 말해 비용효율성을 달성하면서도 민첩함을 갖추고 있는 강소기업들의 진출 활로가 더 크게 열릴 수 있게 된다.

5G 특화망은 주요 애플리케이션 사용 사례를 지원해 지속 가능성 및 민첩성과 같은 비즈니스 결과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스마트 제조 분야의 디지털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연결된 작업자 애플리케이션은 분석, 디지털 트윈, 증강 현실(AR)과 같은 모바일 디지털 도구를 통해 가시성과 인텔리전스를 높이고 있다. 모바일 자산 애플리케이션은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및 AMR(Autonomous Mobile Robot)과 같은 자율 차량으로 민첩성과 효율성을 높여준다. 고정되지 않은 고정 산업 자산 애플리케이션은 고정 장비, 회전 부품이 있는 고정 장비 및 유목 장비를 연결하기 위한 유선 인프라의 필요성을 줄여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켜 준다.

즉, 구속되지 않은 고정 산업 자산은 변화하는 시장 조건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 운영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줄여 민첩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사진=과기정통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사진=과기정통부]

◆ ‘5G 스몰셀’ 특화망 중심으로 이동

그 중에서도 높은 주파수 대역을 쓰는 5G 특성에 맞춰 커버리지를 보다 촘촘히 설치할 수 있는 ‘5G 스몰셀’이 각광받고 있다. 소형 기지국인 스몰셀은 크기가 큰 통신장비와는 달리 커버리지가 좁긴 하나 설치가 간단하고 통합화에 유리하다. 5G 특화망과 같이 제한적인 지역 내 5G를 이용한다면 스몰셀이 합리적인 비용 책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스몰셀 시장의 규모는 오는 2026년 84억달러(한화 약 11조4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경우 글로벌 5G 스몰셀 시장과 관련해 지난 2020년 매출 7억4000만달러에서 2028년 179억4천만달러로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5월 22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스몰셀 월드서밋(SCWS) 2023에서 최우수 기술상을 수상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국내 토종 통신장비기업인 유캐스트와 함께 공동연구를 통해 ‘스몰셀 포럼 산업대상’을 차지했다. ETRI는 지난 5년간 SCIE 논문 11편, 3GPP 표준기고 23건, 국내·외 특허 30편 등록, 159건을 출원한 바 있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통해 5G 특화망 수요가 있는 글로벌 진출이 가시화된 셈이다. 게다가 유력한 경쟁국의 어려움으로 인해 반사효과를 받고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통신장비기업 관계자는 “5G 특화망 구축에 있어 비용 효율성이 중요한데 중국 등에서 가격을 후려치면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게 된다”라며, “현재는 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우리에게 더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경쟁으로 인해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사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이 상당하고 레퍼런스를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 강소기업들의 장비 선택 비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는 5G 특화망에 활용할 수 있는 스몰셀 제품을 큐셀(Qucell), 유캐스트(EUCAST)에서 개발을 하고 있고 또한 다양한 업체들과의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스몰셀의 경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및 사용 사례에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기존 주 장비사 제품외에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5G 특화망에 최적화 되어 사용이 될 수 있다.

큐셀은 기존 LTE때부터 스몰셀을 개발/상용화의 경험이 있기에 이 부분에서 검증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캐스트의 경우 ETRI에서 개발한 5G 스몰셀 (L2 SW)기술을 이전 받은 우수 사례로 5G 스몰셀을 국내외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가고 있다.

◆ 5G 스몰셀 해외로 눈 돌릴 때

우리나라는 5G 도입 초기부터 5G 스몰셀 개발에 매진했다. 5G 전파를 쏘기 직전인 2018년 7월부터 ETRI와 콘텔라, 유캐스트 등은 5G 기반 지능형 오픈 스몰셀 기술 개발과제를 수행했다 .또한 ETRI는 퀄컴과 초고주파 기반의 5G 스몰셀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도 진행했다.

이같은 협력은 소형 기지국에서 LTE 도움 없이도 5G를 구현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28GHz 초고주파 대역에서 동작하는 5G 비독립모드(NSA) 스몰셀 기술도 확보했지만 한발 더 나아가 5G SA 스몰셀 기지국 SW 기술까지 섭렵하게 됐다.

특히, 이러한 공동연구는 국내 중소 및 중견기업에 이전해 국내 통신장비 경쟁력을 한차원 더 끌어올린다는 목표에 해당했기에 더 의미가 크다. 정부와 해외 유망기업이 5G 스몰셀 솔루션을 상용화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줄 수 있게 됐다.

5G 특화망을 사업화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단말과 기지국, 운용 플랫폼이 필요하다. 퀄컴은 5G 단말에 들어가는 칩셋 및 솔루션을 제공한다.이는 모바일과 컴퓨팅 단말기에 들어가는 칩셋/솔루션 뿐만 아니라 각종 제품에 5G 통신기능을 지원하는 5G 데이터 단말기(모듈, 라우터, CPE)등도 포함된다.

기지국 장비의 경우 기존 네트워크 장비사에서 제공하는 제품외에 5G 특화망에 필요한 스몰셀 제품의 칩셋/솔루션도 제공함으로써 5G 기지국 장비에 대한 포트폴리오 다양성 및 기존 주 장비업체의 종속성을 벗어나서 다양한 사업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5G 특화망을 운용하는 솔루션의 경우 퀄컴에서는 기존 MNO 주 장비에서 활용했던 엣지와이즈 플랫폼(Edgewise platform)을 5G 특화망 쪽으로도 제공해 다양한 스몰셀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퀄컴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비지니스뿐만 아니라 해외 비지니스로의 진출을 같이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5G 특화망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단말기 및 모듈을 국내 제조사와 같이 개발 및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넷(Woori-net)과 파트론, 에이엠텔레콤에서는 특화망 제품에 5G 통신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모듈을 납품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특화망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인포마크, 에이엠텔레콤, 올래디오, 다보링크, 멕서스, 우리넷, 대유플러스 등 업체는 5G CPE 제품 공급을 통해 특화망에서 5G 기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신 방식의 제품들이 활용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큐셀은 특화망을 위해 개발해 온 5G 스몰셀 제품에 퀄컴의 망 통합 운용 플랫폼인 엣지와이즈 솔루션(Edgewise solution)을 통합하는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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