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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 이음 5G] ② 美 CDOT 선택받은 韓 유캐스트…5G 특화망 타고 ‘비상’

김문기 기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유캐스트는 국내 스몰셀 시장에서 내노라하는 강소기업 중 하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동형 기지국 제품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5G 장비 시장에서 스몰셀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캐스트의 가치도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캐스트는 국내 통신시장에서 잔뼈가 굵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와이맥스가 이 기업의 전신이나 다름없다. 조기 상용화와 장비 국산화 중 우리나라는 ETRI를 중심으로 SK텔레콤과 KT,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과 공동개발을 추진한 상용 시제품을 개발한 바 있다. 또한 4세대 통신(4G)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고군분투가 이어졌고, 이에 협력하고자 포스코ICT가 와이맥스 사업부를 출범시키면서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전세계의 고른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와이맥스에 대한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국내 기술력 부족에 따른 실패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 그간의 노력을 다시 한번 꽃피우기 위해 나선게 바로 포스코에서 독립해 2011년 설립된 유캐스트다.

김재형 유캐스트 대표가 경기도 분당 본사 사옥에서 재난망 장비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창립자인 김재형 대표는 미국 루슨트 테크놀로지와 벨연구소를 거쳐 포스데이터 와이맥스 시스템 개발 팀장으로 참여한 전자공학 박사로 세아 네트웍스와 세아 ICT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바 있다.

유캐스트는 국방망과 통신 기지국 개발 계약 등을 따내면서 상용 장비 개발에 매진했다. 포스코의 투자와 일본 히타치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한편, 4G 때부터 공공망과 국방망, 스몰셀, 사설망, 특수망, 개도국 인터넷 망 등 대기업이 참여하기엔 적은 규모의 사업이 다수 형성되면서 기회를 엿봤다. 그 결과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서는 국가재난안전망과 해양망에 참여하면서 향후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다. 재난망에 납품하는 이동기지국은 향후 타 지자체와 공공기관용으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확장이 기대된다. 소방, 경찰, 군뿐만 아니라 강원도에서는 드론에 적용한 이동기지국 제품 실증사업까지 완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과 잠비아, 베트남 등에 진출했다. 일본은 지방정부 지자체와 함께 와이맥스 기반의 재난 안정망을 납품해 현재까지도 서비스가 이어지고 있다. 타 지자체에 LTE 기반 재난안정망을 납품한 바 있어 와이맥스의 LTE 업그레이드도 노려볼 수 있다.

적은 규모로 안정된 매출을 내기까지는 고급 기술인력을 중심으로 한 조직력을 빼놓을 수 없다. 유캐스트는 기술인력 경력 평균 17년, 석박사 비율이 40%에 이른다. 5G와 LTE, 와이맥스, 사물인터넷(IoT), 근거리통신, 와이파이와 같은 무선통신부문 전문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여러차례 납품을 통한 제품 안정화도 높다. 유캐스트 창립 이전까지 포함한다면 2004년부터 17년간 상용화에 대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국내외 특허 등록, 출원 및 사용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유캐스트 Sub 6 GHz 5G 스몰셀(좌)과 mmWave 5G 스몰셀 [사진=유캐스트]

◆ 착실하게 쌓은 스몰셀 노하우…한국의 저력 보이다

5G 시장에서는 스몰셀 시장이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3G, 4G와 마찬가지로 커버리지 위주의 중계기 도입보다는 한정된 공간에서 빠른 데이터 속도로 차별화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5G 초기인 비독립모드(NSA)의 경우 기존 LTE망과 연동해 운영하기도 하지만 대도시와 일부 핫스팟부터 시작해 인구대비 밀도 높은 커버리지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 대형 통신장비업체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다만, 5G 독립모드(SA)에 진입하면서 LTE망과 관련없이 5G로 모든 것을 해결하면서 보다 민첩한 스몰셀이 각광받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지난해 이동통신 장비 시장은 1조8000억원 수준으로 그 중 스몰셀 시장은 3000억원 가량의 비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스몰셀 시장의 규모는 오는 2026년 84억달러(한화 약 11조4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경우 글로벌 5G 스몰셀 시장과 관련해 지난 2020년 매출 7억4000만달러에서 2028년 179억4천만달러로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5G 스몰셀 시장이 커지고 있으나 그에 따른 국내 토종업체가 거의 전무하다는데 있다. 초기 다수의 강소 통신장비기업들이 있었으나 대형 이통사 중심의 통신장비 생태계에서 비용 효율성을 앞세운 타국의 통신장비 업체들과 경쟁했기에 대부분 문을 닫아야 했다. 때문에 국내서 5G 스몰셀에 나설 수 있는 기업은 이노와이어리스와 콘텔라, 그리고 유캐스트 정도가 대표적이다.

그 중 유캐스트는 주로 5G 관련 정부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체력을 길렀다. ETRI가 주관하고 퀄컴이 협력하는 5G 스몰셀 개발부터 드론용 5G 이동기지국 개발, 스마트제조혁신 기술개발사업에서 산업용 5G 스몰셀 개발에 주관사로 나설 예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5G 특화망 시장이 열리면서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5G 특화망은 전통적인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수요 기업이 직접 또는 제3자를 거쳐 5G망을 제한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대형 통신장비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강소기업에게도 기회로 작용한다. 유캐스트는 정부 주관 5G 특화망 사업에서 KT 컨소시엄에 참여해 초고주파(mmWave) 기지국 공급에 나서는 한편, 한국전력과도 기업용 특수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형 유캐스트 대표(중앙)와 유캐스트 USA 팀 [사진=유캐스트]

◆ 해외 성과 '속속'…전세계 무대로 나아가다

유캐스트는 최근 미국 CBRS 시장이 커짐에 따라 지난해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형장비회사 장비들은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이나 사설망, 기업망에 설치하기에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비용효율성과 민첩성을 갖춘 강소기업이 선택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실제 유캐스트는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사설망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배치했다. 콜로라도 교통부(CDOT)가 산악 고속도로의 외딴 구간에서 큰 사고를 나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하면서 유캐스트를 선택한 것. 유캐스트 글로벌(미국법인)이 위치한 곳도 바로 이 덴버다. 현재 유캐스트는 CDOT와 재난 및 비상상황을 위해 차량, 배낭 및 드론을 통한 네트워크 인 박스(NIB) 솔루션 사용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유캐스트를 10년에 걸친 상용화와 5G, 디지털 트윈, NIB 기술에 대한 강력한 연구개발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캐스트가 미국 주파수 공유망 관련(CBRS) 무선 통신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주파수에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평가했다.

유캐스트는 최근 브라질에서 5G 특화망을 통한 스마트시티 조성에도 성과를 거뒀다.

유캐스트와 퀄컴의 공동 프로젝트인 스마트시티 내 스마트 가로등 5G 스몰셀 결합 장비를 고안한 것. 스마트 가로등 헤드 안에 5G 스몰셀을 정착해 도시 전체에 5G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5G 용량 증대뿐만 아니라 저전력 소모로 인한 환경 개선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본래 다른 장비사들이 참여했으나 실제 이 작업을 성사시킨 곳이 바로 유캐스트다. 지난 1월부터 브라질 7개 도시에 시범 사이트 설치를 시작했다.

이같은 유캐스트의 기술력을 인정 받아 지난 5월 22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스몰셀 월드서밋(SCWS) 2023에서 ETRI와 함께 최우수 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재형 유캐스트 대표는 “5G 스몰셀 시장 성장 잠재력은 상당히 크다”라며, “30년전만 해도 통신장비 기술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집적도가 높았으나 최근 반도체 소자가 크게 향상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기지국도 더 많이 필요해지고, 더욱이 주파수를 누구나 쓸 수 있는 특화망 시장이 열리면서 기회가 있을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캐스트는 신사업으로 디지털 트윈 시장에도 매진하고 있다. 국내 웹 기반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제공 회사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사업군으로 설정했다. 실제 설계 및 1차 개발이 끝나 2차 유지보수 및 지속적인 사업 연속성에 나서고 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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