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 들인 삼성D ‘엣지 패널 기술’ 中 넘긴 협력업체…유죄 확정 [소부장디과장]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6년간 15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엣지 패널’ 기술을 중국 등에 유출한 협력업체가 유죄를 확정받았다.
13일 오전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톱텍 전 대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 이외에도 톱텍 임원 2명은 징역 2년의 실형, 이외 관련자들은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받았다. 양벌규정에 따라 톱텍 등 업체 2곳도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갤럭시 스마트폰 ‘상징’ 기술 中에 유출해 155억원 취득
이 사건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톱텍 전 대표 A씨 ▲톱텍 전 전무 ▲톱텍 설계팀장 등으로 구성된 피고인들은 그해 4월, 위장법인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Flexibl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3차원(3D) 래미네이션(Lamination)’ 즉 3D 래미네이션과 관련한 설비 사양서, 패널 도면 등 영업비밀을 유출했다.
3D 래미네이션은 ‘엣지’ 디자인 패널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엣지란 스마트폰 화면이 모서리 부분까지 튀어나온 디자인으로, 갤럭시 스마트폰만의 상징적인 디자인이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3D 래미네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6년간 1500억원을 투자하고, 38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했다.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이자 첨단기술이기도 하다.
3D 래미네이션 설비는 톱텍과 삼성디스플레이가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삼성디스플레이에만 독점 납품하는 설비였다. 그렇지만 A씨 등 피고인들은 지난 2017년 이후 톱텍의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 3D 래미네이션 설비를 몰래 수출하기로 모의하고, 위장 수출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155억원 상당의 이득을 취득했다.
또 피고인들은 2018년 4월 영업비밀을 유출한 데 이어 5월부터 8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이 적용된 도면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또 3D 래미네이션 설비 16대를 중국 기업에 판매했다. 이후 설비 8대를 추가 판매하려고 했으나 압수수색이 진행되며 미수에 그쳤다.
◆1심 무죄, 2심 유죄…쟁점 된 ‘비밀유지계약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렇지만 2심 재판부는 두 기업 사이에 ‘비밀유지계약서’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기술 유출이 맞다’라고 봤다.
법정에서 피고인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이라고 한 특정 정보는 이미 공개돼 동종업계에 알려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톱텍도 개발에 참여했던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자적인 기술이 아니라는 논지를 펼쳤다.
1심 재판부는 “영업비밀로 특정된 정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피고인 전원에 무죄를 판결했다.
그렇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다. 공동으로 개발된 기술이라 해도 임의로 유출하면 형사 처벌할 수 있다고 본 것. 특히 2심 재판부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톱텍 사이에 비밀유지계약서가 있었다는 점을 중요한 근거로 삼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계약 또는 묵시적 합의로 영업비밀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중국 업체에 이를 누설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후 대법원 역시 원심이 옳다고 판단해 유죄가 확정됐다.
◆기술 유출 뿌리 뽑는다…삼성D, BOE에 특허 소송
한편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기술 유출 사건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BOE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가 자사가 개발한 기술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 통칭 ‘다이아몬드 픽셀’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봤다. 다이아몬드 픽셀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서브 픽셀’을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애플의 ‘아이폰12’ ‘아이폰13’ ‘아이폰14’ 패널에 적용됐다.
소장에 따르면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소자 픽셀 회로 및 구동 방법 ▲디스플레이 스캐닝 신호 ▲픽셀 배열 구조 방식 등을 도용했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우회적으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을 겨냥한 법적 공방을 벌여 왔으나 특정 기업에 대해 직접 소송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자 기술 유출 보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진행된 ‘2022년 삼성전자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OLED 기술을 지키고 정당한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고 진행하겠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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