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전고체전지 2030년 점유율 ‘4% 전망…차세대 멀었다 [소부장박대리]

이건한 기자

리튬이온배터리(LIB)와 전고체전지(ASSB)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전망. [ⓒ SNE리서치]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7년 후인 2030년에도 4%에 그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4일 ‘LIB(리튬이온전지) 시장에 따른 분리막 시장 변화 전망(’20~’30) – LIB 패권 경쟁시대, 분리막의 방향은?’ 리포트에서 LIB 공급량은 2023년 687GWh에서 2030년 2943GWh로 4.3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95% 이상이다. 반면 전고체전지의 점유율은 약 4%로 전망했다.


전고체전지는 현재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액체전해액을 고체전해액으로 바꾼 배터리를 말한다. 화재와 폭발에 대한 내성이 강하고 분리막이 필요 없어 더 높은 에너지 밀도 구현이 가능하다. 무게도 한층 가벼워 전기차 탑재 시 한층 더 긴 주행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화재에 대한 안전성과 보다 긴 주행거리는 차세대 배터리의 이상적인 조건이다. 전세계 배터리 제조사들과 정부가 전고체전지 연구 및 상용화 노력에 힘을 싣고 있는 이유다. 우리 정부도 전고체전지 개발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세제지원, 금융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전고체전지는 고분자계, 황화물계, 산화물계 등 여러 구현 방식이 존재하며 지금 가장 유망한 건 황화물계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의 주원료인 Li2S(황화리튬)의 가격은 kg당 1500~2000달러 수준으로, 같은 무게의 LIB용 액체전해질 가격 9달러 대비 최소 160배 이상이다.

배터리 가격은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 민감한 문제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을 덜 쓰고 상대적으로 조립 난이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더 비싼 이유는 차량 가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배터리 탓이다. 내연기관차의 엔진을 대신하는 배터리는 함유된 고가의 광물 및 소재 가격, 긴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대용량화로 전기차 생산 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의 확산을 가속하려면 배터리 원가 절감을 통한 전기차 판매 가격 인하가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 기존 LIB보다 비싼 전고체전지는 양산되더라도 쉽게 대중화되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도 대부분 양산 초기에는 한동안 고가의 고급차량에 주로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고분자계를 우선으로 황화물계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황화물계 양산 예상 시점은 2030년이다. SK온은 2028년 양산 계획이다. 삼성SDI는 가장 빠른 2027년을 양산 시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관련 연구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4월 경기도 수원시 삼성SDI 연구소 내에 전고체전지 파일럿라인을 세우고 연내에 시제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3사 모두 아직 전고체전지 예상 매출이나 목표 점유율 등은 밝힌 바 없다. 다만 전고체전지의 조기 양산은 향후 업계 내 기술력 경쟁에서 우위 판단, 차세대 고성능 전기차 수주 물량 확보 등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