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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수장에 김영섭·박윤영·차상균 3인 각축…‘낙하산 논란’ 불가피

권하영 기자
KT 광화문 EAST 빌딩 [ⓒ 연합뉴스]
KT 광화문 EAST 빌딩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 차기 대표이사(CEO) 최종후보군에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총 3인이 이름을 올렸다. 각각 LG 재무통, 정통 KT맨, 빅데이터 전문가라는 장점을 무기로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후보자 면면을 살펴보면 논란의 여지도 눈에 띈다. 김영섭 전 사장의 경우 경쟁사 출신에 대통령실 인사와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낙하산 논란이 예상된다. 박윤영 전 사장은 직전 KT 대표 경선에서 이미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학계에 몸담고 있는 차상균 교수는 과거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험 외에 기업 경영 경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재무통 vs. 정통 KT맨 vs. 빅데이터 전문가

27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이승훈)는 지난 12일까지 접수된 사내외 대표 후보군을 대상으로 후보 압축 과정을 거쳐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가나다 순) 등 3인을 심층면접 대상자로 정했다고 밝혔다.

LG그룹 출신인 김영섭 전 대표는 2014년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과 2015년 LG CNS 대표를 지낸 ‘재무통’이다. LG CNS 대표였을 당시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으로 당시 회사 수익성을 개선한 경험이 있다. 50여개 계열사와 5만명 이상 임직원을 가진 KT에서도 방만 경영을 바로잡을 인물이란 기대가 나온다.

반면 KT 내부에서는 구조조정 전문가인 그의 이력이 마뜩잖은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한 경쟁그룹의 임원을 퇴임 직후 CEO로 영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단 시선도 있다. KT 정관상 문제는 없지만 경쟁이 치열한 통신 시장 특성상 도의적으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김 전 대표는 이관섭 현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의 친형과 경북대 사대부고 동문으로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의중이 반영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소유분산기업으로 오너 경영자가 없는 KT는 그간 신임 CEO를 선임할 때마다 정권으로부터 외풍 논란이 빈번했던 만큼, 이번에도 같은 맥락에서 김 전 사장의 이해관계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정통 KT맨으로 꼽히는 박윤영 전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된다. KT를 나가기 전 1년간 기업부문장으로 일하면서 어느 정도 회사 장악력도 갖췄다. 실제 박 전 사장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KT 직원들로부터 차기 대표 1순위로 뽑히기도 했다.

박 전 사장은 다만 과거 KT 대표 선임 과정에서 두 차례나 최종 관문에 갔다가 탈락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정부·여당에서 KT 내부 출신이 대표가 되는 데 비판적인 점도 걸림돌이다. 앞선 KT 대표 경선에서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이 ‘내부 카르텔’이란 명분으로 정치권의 공격을 받았던 점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KT 내부 직원들이 선호하는 인사를 들러리 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일한 학계 인사인 차상균 교수는 국내 빅데이터 분야 석학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로, 인공지능(AI) 분야에도 지식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뒤 회사를 글로벌 IT 기업 SAP에 매각한 경험도 특이사항이다. KT와는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회사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인연을 맺었다.

다만 앞선 두 후보에 비해 기업 경영 경험이 많지 않고 통신업계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지목된다.

◆ KT, 차주 심층면접 거쳐 최종 후보 1인 확정

후보자들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KT는 ▲기업경영 전문성 ▲산업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 정관상의 대표이사 후보 자격요건 관점에서 최선의 CEO 후보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부터 약 3주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평가를 반영한 서류심사와 비대면 인터뷰를 거쳐 심층면접 후보 3명을 결정했다. 해당 3인은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위해 3일 혹은 4일 한날에 몰아서 면접을 볼 전망이다.

이승훈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다음주 중으로 후보 3명에 대한 심층면접 심사를 진행해 KT 대표이사 후보 최종 1명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해당 후보는 8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KT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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