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가 오는 10월부터 리터(L)당 가격이 88원 올라 1084원이 된다. 우유 값이 상승한다는 소식에 저렴한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본 수입산 멸균우유는 낙농선진국에서 제조해 마치 품질이 뛰어나고 저렴한 가격에 유통기한까지 길어 현명한 소비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하지만 수입산 멸균우유는 원유 등급에 대한 표시사항이 생략 돼있고, 저렴한 가격과 긴 유통기한 만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아직 수입산 멸균우유가 생소한 소비자들 사이에선 수입산 멸균우유를 안심하고 마셔도 될지 우려도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국내산 멸균우유는 살균 처리 방법이나 체세포 수, 세균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입산 멸균우유는 가격을 제외하고는 비교 선택할 수 있는 정보가 없고, 원유 등급 확인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먼 거리를 장시간 운송하는 수입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길 수밖에 없어 흰 우유 본연의 신선함을 느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는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영국, 호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7개국에서 수입한 28여개 멸균우유가 판매되고 있다. 최다 수입국은 ‘폴란드(75.1%)’며, 독일(10%), 이탈리아(7.7%), 호주(5.3%)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우유는 수입산 멸균 우유와 달리 착유 후 적정온도로 바로 냉각시키고, 2~3일 내 유통이 이뤄진다. 유통기한도 11일~14일 정도로 짧다. 같은 멸균우유라도 국내산 평균 유통기한은 12주 내외로 1년인 수입산 멸균우유에 비해 짧다.

생산 후 12주가 지나면 유지방이 분산되는 ‘크림화 현상’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의문을 갖기 때문에, 국내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을 12주 내외로 짧게 설정해 관능 품질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수입산 멸균우유를 국내 멸균우유의 판매가격과 비교해본 결과, 서울우유 멸균우유는 1L 1740~2100원대, 매일유업의 멸균우유는 1L 1840~2150원대였으며, 독일 작센 멸균우유 1L 2100~4200원대, 폴란드 믈레코비타 1L 1650~1960원대로 대동소이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국내 신선우유 강점으로 신선함과 품질을 꼽았다. 1A는 식약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으로, 원유 1mL 당 체세포수 20만개 미만, 세균수 3만 미만이면 1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측은 “유튜브 등 일부 미디어에서 수입산 멸균우유의 ‘대세론’을 펼치지만 수입 멸균우유의 95%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유통되며 실제 소비자들 수입산 멸균우유 소비는 전체의 5% 이내로 적다”고 말했다. 또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장단점을 파악해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